롯데우러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스포츠서울 이우석 전문기자] “꿈속에 보았던 신비한 세계 모두가 오고 싶던 곳,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이곳 사랑의 낙원이예요. 로티와 로리가 함께 어울려 즐거이 노래 불러요, 누구나 만나면 친구가 되는 사랑의 낙원이에요…” 글로 보면 여기까진 잘 몰라도 이 부분에선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는~ 롯~데월드”.‘삼태기 메들리’처럼 언제나 즐거운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어느덧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1989년 7월 이전엔 전 세계에 이만한 실내형 테마파크는 하나도 없었다. 1993년 ‘세계에서 제일 큰 실내 놀이공원’으로 기네스북으로부터 공인받았다.’(현재는 페라리월드에 이어 2위) 심지어 왠지 커다란 파크가 있을 것 같은 중국에도 아직 없다.
롯데월드
롯데월드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레저의 신기원이 열렸다. 1989년 7월1일자 스포츠서울에 실린 롯데월드 광고.
◇로티의 탄생

롯데그룹은 1989년 7월12일에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개원했다. 1990년 3월24일엔 야외 석촌호수에 매직아일랜드를 추가로 개장하며 현재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도심형 놀이동산으로서 최초임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시 충격적인 규모와 시설로 국민의 마음을 대번에 사로잡았다. 개장 후 ‘롯데월드 한달 전기료가 제주도 전체의 절반’이란 기사도 나올 정도였다.

1989년 7월1일자 스포츠서울에는 롯데월드의 개장을 알리는 전면광고가 실렸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모험과 신비의 나라 롯데월드어드벤쳐’가 곧 개원한다는 헤드 카피와 함께 “세계인이 함께 만든 전천후 실내공원”으로 소개했다.

롯데월드 개장 기사
롯데월드 개장을 앞두고 미리 가본 스포츠서울 기사.

1989년 7월3일자 스포츠서울에는 미리 가본 프리뷰 기사 ‘모험과 신비의 나라가 기다립니다’가 실렸다. 이형미 기자가 다녀와서 썼다. 회사원 L씨가 부인, 중학생, 당시 국민학생이라고 했던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주제공원(테마파크)’을 둘러본 상황이다. 입장료는 어른 기준 4500원이었고 자유이용권은 1만3000원, 빅파이브 9000원이었다. L씨는 “운행시간이 3분25초 짜리에 불과한 스페인해적선을 탔지만 짜릿한 스릴감은 그 어느 놀이에도 비길 수 없다”고 했다. L씨 가족은 1000원 짜리 햄버거 등 점심값과 교통비를 포함해 4만3000원을 썼다. 짜장면 한 그릇이 700원 받던 시절이다.

매직아일랜드 오픈
매직아일랜드 오픈

12일 개장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단숨에 장안의 화제가 됐다. 88서울올림픽이 열린 지 꼭 1년. 경기 호황에 삶의 질이 급격히 올라가던 상황이었지만 이렇다 할만한 공원도 유원지도 태부족이던 시절이었다. 이때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복합레저시설이 문을 열었으니 과연 그럴 만도 했다.

아트란티스
개장부터 있었던 후룸라이드.

지하철 2호선이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가운데 잠실에 특급호텔, 최신식 백화점까지 품은 복합 실내시설이라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어린이대공원 청룡열차만 알던 시대에 ‘바이킹’으로 익숙한 스페인해적선, 롤러코스터 후렌치레볼루션, 지하탐험보트, 로마전차, 풍선비행, 회전목마, 후룸라이드 등 첨단 어트랙션을 선보여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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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는 시설을 차례로 개관하며 지속적이며 반복적인 방문을 이끌었다. 사진은 스포츠서울에 게재된 민속관 개관 광고(199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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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는 도심 시설답게 맥주를 마시며 즐기는 나이트 라이프 문화를 선도했다.

난리가 났다.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에 가족 나들이객이 줄을 이었다.

이듬해인 1990년 3월24일에는 야외 호수공원 매직아일랜드까지 열었다. 이곳에도 고공전투기 고공낙하 등 ‘고공’ 시리즈를 비롯해 전망차 등 인기 어트랙션이 들어서 외부를 지나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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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불황도 이겨낸 효자 상품 자이로드롭.

◇로티의 성장

1993년 고공파도타기, 환타지드림, 1995년 혜성특급 등 초대형 어트랙션이 차례로 들어서며 ‘놀이기구는 롯데월드’란 공식이 생겨났다. 특히 IMF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8년 문을 연 ‘자이로드롭’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IMF 시기에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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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는 자유낙하형 수직 라이드 자이로드롭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석촌호수와 인근 아파트 단지가 까마득하게 보이는 고공에서 갑자기 자유낙하 하는 자이로드롭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요새로 따지면 후기가 입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2001년 자이로스윙 2003년 아트란티스 2005년 파라오의 분노 등 신규 어트랙션은 기술 발전과 함께 꾸준히 업그레이드 됐다.

아트란티스
아트란티스

롯데월드는 숱한 기록을 남겼다. 무슨 스페인 도시도 아닌데 하루에 츄러스를 1888개(평균)를 팔았다. 30년간 총 퍼레이드 공연거리(1일 2회 400m)는 8760㎞. 지구 둘레 반의반쯤을 돌았다. 인천에서 미국 시카고 정도의 거리다.

역시 30년간 후렌치 레볼루션이 운행한 총 거리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지구를 두 바퀴 반 정도 도는 10만871㎞에 달한다.

가장 인기를 모은 상품인 헤어밴드는 535만4000개를 팔아치웠다. 그동안 팔린 로티와 로리 인형은 지구상의 모든 너구리 숫자보다 많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한 놀이기구는 역시 개원 때부터 있던 스페인해적선, 이 배는 무려 8750만명을 태우고 스릴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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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파라오의 분노 개장 기사. 이우석 기자가 썼다.

롯데월드에서 가장 비싼 어트랙션은 뭘까. 다크라이드 ‘파라오의 분노’로 480억원을 들였다. 2005년 12월16일 운행을 시작했는데 스포츠서울엔 하루 전에 기사가 나왔다. “독화살 악어떼 불덩이 뚫고 판타지 세계로” 제하의 기사는 당시 삼십대 중반이던 이우석 기자가 썼다.

아트란티스
파라오의 분노.

이후 파크 내에서 벗어나 남부권 최대 워터파크 시설 롯데워터파크(김해), 신비한 수중세계 롯데아쿠아리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등 아예 새로운 테마파크를 연이어 개장하며 롯데월드어드벤처의 브랜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비단 시설 인프라뿐만이 아니다. 시기에 맞춘 다양한 축제 콘텐츠로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크리스마스 축제는 물론, 봄 세비아 축제, 여름 리우 삼바카니발, 가을 호러 핼러윈 등 ‘월드’란 이름에 걸맞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축제를 잠실에 재현했다.

로티 로리가 앞장서서 펼치는 퍼레이드에 아이는 환호했고 삼바 퀸이 정신없이 흔드는 현란한 춤에 아빠는 넋을 환호했다.

후룸라이드 엽기사진
인터넷 보급 초기, 한때 엽기적인 행동이나 옷차림으로 롯데월드 프렌치레볼루션을 타는 ‘인증샷’ 놀이가 성행하기도 했다. 스포츠서울DB

워낙 화제의 중심이다 보니 롯데월드를 둘러싼 이야기도 많았다. 심지어 삽도 뜨기 전부터다. 롯데그룹이 일본 도쿄 땅을 조금 팔았더니 롯데월드 부지를 살 만큼 돈이 나오더란 이야기가 나돌았고, 자이로드롭 머리카락 괴담 등 실소를 금하지 못할 이야기를 양산했다. 폭발적 인기의 반증이다.

‘엽기 옷차림으로 후룸라이드 타기’는 인터넷 초기 즐거운 문화로 인증샷의 원조가 됐다.

드라마의 단골 촬영 무대가 되기도 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주인공 권상우가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외치며 아이스링크에서 부메랑을 던지는 신은 영화 록키의 아이스링크 신 만큼 유명해졌다.

로티와 로리
로티와 로리. 89년 뱀띠로 어느새 서른살이 됐다.

너구리 한 쌍이 대한민국 레저문화를 바꿔놓았다. 너구리 로티와 로리는 1989년 잠실에서 태어났다.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팔구년 뱀띠(?) 너구리는 이제 서른 살이 됐고 한국인은 좀더 제대로 놀 줄 아는 민족이 됐다.

개원 전부터 잠실을 지켰던 이 너구리 커플은 만화영화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롯데월드는 1990년 ‘로티의 모험’이란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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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어드벤처 30주년 기념 여름 시즌 축제 ‘메이크 어 미라클’

◇로티의 미래

롯데월드는 개원 30주년을 맞아 방문객에게 매 순간 기적을 선물한다는 ‘메이크 어 미라클’(Make a Miracle)을 테마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

자축의 의미로 폐장 전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국내 최대 규모 프로젝션 맵핑쇼 ‘미라클 나이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당연히 끝까지 남아있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첫선을 보였다. 오후 9시30분부터 약 12분간 진행하는 ‘미라클 나이트’는 나이트 멀티미디어 퍼레이드 ‘렛츠 드림’에 이어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아로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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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나이트’는 폐장을 빛내는 초대형 멀티미디어 쇼다.

미라클 나이트는 어드벤처 실내 ‘베수비오스 화산’에서부터 ‘파라오의 분노’까지 약 180m 길이, 최대 높이 18m에 달하는 공간을 그대로 맵핑 영상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대형 프로젝터 14대에서 나오는 형형색색 화려한 영상과 레이저, 화염 등 신비감을 더하는 특수효과가 좀 전의 롯데월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시킨다. 음향까지 한몫한다. 신나는 비트의 EDM 음악과 실제 악기 연주를 녹음한 음악으로 프로젝션 맵핑쇼를 더욱 환상적 분위기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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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이 더욱 즐거워지는 미라클 나이트

언제나 그렇듯 스토리가 있으니 미리 알고 봐야 더 재미있다. 어드벤처 비밀 공간 ‘미라클 월(wall)’에 있던 어드벤처 동력 ‘미라클 스톤’ 5개를 악당 스톤피커가 훔쳐 가고, 이에 로티와 로리가 미라클 스톤을 다시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특히 장면 중간중간 파라오의 분노, 신밧드의 모험 등 주요 어트랙션들의 테마를 맵핑쇼 영상에 반영해 연출해 정체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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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카이 2주년을 맞아 신규 영상미디어관 스카이쇼를 오픈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새 식구 서울스카이도 두 돌을 맞았다. 555m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는 서울 전경과 미디어 장치를 결합한 신규 영상 미디어관을 도입하며 스스로 업그레이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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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어드벤처 서울스카이 스카이쇼.

지난 4일 117층에 국내 전망대 최초로 오픈한 영상 미디어관 스카이 쇼는 ‘천상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뉴욕, 파리, 도쿄 등 세계 각국 랜드마크 여행을 마친 비행선이 천상의 세계 끝인 대한민국 서울스카이에 도착한다는 스토리를 품었다. 영상은 무령왕릉에서 찾은 비행선 열쇠로부터 시작한다. 이는 서울스카이가 위치한 송파구 잠실이 한성백제의 대표 유적지임을 내외국인 관람객에게 알리기 위해 연출한 장면이다. 영상이 끝나면 스크린이 자동으로 올라가 드넓게 펼쳐진 실제 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어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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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어드벤처 서울스카이 스카이쇼.

9×3m 세계 최대 규모 스윙업 무빙스크린을 설치했으며 이 중 11개가 위, 아래로 움직이는 등 입체적 영상관람을 지원한다. 3m 벽면, 1.5m 바닥면 스크린까지 이어지며 더욱 생동감 있는 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 대기 시간도 심심하지 않게 화려한 조명과 인피니티 미러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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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쇼는 대기시간도 즐겁게 배려했다.

롯데월드 박동기 대표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방문객에게 기적을 선물한다는 의미를 담은 ‘메이크 어 미라클’을 테마로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며 “이번 콘텐츠 외에도 호러 메이즈 ‘미궁×저택’, 어트랙션 자이안트루프를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 ‘매직 서클’, 더욱 업그레이드되는 핼러윈 축제까지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동기 대표는 “30주년을 맞은 올해는 언제 방문해도 새롭고 즐거운 롯데월드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경사를 맞은 소감을 밝혔다.

롯데호텔월드 30주년 패키지
롯데월드어드벤처의 메이크 어 미라클 축제에 맞춰 롯데호텔월드는 30주년 패키지를 내놓았다.

한편, 30년을 줄곳 함께 했던 롯데호텔 월드점은 롯데월드어드벤처 30주년을 기념해 ‘미라클 써머’패키지를 출시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메이크 어 미라클’ 축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심 호캉스 패키지다. 롯데월드 30주년 이벤트는 8월25일까지 매일 저녁 진행하는데 패키지 역시 같은 기간 판매한다. 객실 1박 조식 2인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2매, 미라클 미션 참가권 등 혜택을 모은 ‘매직’ 타입은 30만원부터 예약할 수 있다.

여기다 중식 요리 대가 여경옥 셰프가 그동안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은 추억의 메뉴로 구성한 도림의 ‘뉴트로 한차이’ 코스 디너 2인까지 묶은 ‘미라클’ 타입도 준비했다. 45만원부터.

패키지 이용객은 미라클 미션에 참가할 수 있다. 미션은 어린이 전용 교육 놀이 공간 엘키즈존 체험, 30주년 기념 로티·로리 찾기, 만남의 광장에 있는 30주년 기념 케이크와 인증샷 찍기 등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총 5개의 미션 수행 후 받은 스탬프에 따라 호텔 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프로그램이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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