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최근 승리 사태와 회사 탈세 수사에 양현석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 빅뱅 멤버 탑(본명 최승현)이 소집해제를 하고 돌아왔다. 팀 막내와 YG 수장이 사라진 곳에서 탑의 복귀가 YG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시선이 쏠린다.

탑이 6일 오후 서울 용산 공예관에서 대체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했다. 탑의 군 대체복무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탑은 2017년 2월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시작,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소속으로 강남경찰에서 복무했다. 그러나 그해 6월 과거 연습생 출신 한서희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형사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 2000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직위 해제된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 2018년 1월 26일부터 서울 용산구청 산하 용산 공예관에서 대체 복무를 해왔다.

올해 3월에는 다른 복무요원보다 3배 이상 많은 병가를 사용해 특혜 논란에 휩싸였고, 당시 탑은 공황장애 치료를 위해 병가를 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양현석 전 대표가 과거 탑의 마약 혐의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탑의 행보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게 됐다. 탑이 대체복무를 하는 사이 YG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빅뱅에는 더이상 승리가 없고, YG에는 더이상 양현석이 없다.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가 불을 지피면서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의혹, 양현석 전 대표의 마약 은폐 의혹에 성접대 의혹까지 터지면서 YG는 직격탄을 맞은 상태. YG 대표 그룹 빅뱅 멤버 중 처음으로 제대한 탑은 적잖은 심적 부담을 안은 채 소집해제를 맞았다.

갖은 논란 속에도 탑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했다. 소집해제 당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탑의 팬들 약 200여 명은 탑의 마지막 퇴근길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운집했다. 탑은 공예관 건물 밖에서 기다리던 팬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대기하던 차를 타고 퇴근했지만, 이후 팬들을 한남초교 앞 보도 육교로 불러 깜짝 팬미팅을 열었다. 취재진이 없는 자리에서 팬들과 만남을 주선해 기다려준 팬들에게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스타로서 여전한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탑이 그간의 논란을 극복하고 위기의 YG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아직 원만한 복귀는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군 복무 중 마약부터 병가까지 숱한 논란을 일으킨 데에 대한 자숙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데다 YG 소속 가수들이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의 수사 과정에서 탑의 이름이 오르내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YG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한차례 마약 논란을 겪은 탑에 대한 대중의 시선 역시 곱지 않은 상태다. 만약 양현석이 탑의 마약 혐의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의 복귀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YG의 개국공신이라 불리는 빅뱅에서 가장 먼저 돌아온 탑이 현역에 있는 지드래곤·태양·대성을 기다리며 빅뱅 복귀의 초석을 닦을지, 아니면 YG의 또다른 복병으로 전락할지 앞으로 탑이 보일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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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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