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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이 지난달 28일 프라이부르크 입단을 확정지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프라이부르크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권창훈이 프라이부르크에 입단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1~2부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러시가 대세였다면 지금은 독일로 가는 코리안리거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8~2019시즌 분데스리가 1부 18개팀 중 13위를 차지한 프라이부르크는 지난달 28일(한국시간) 프랑스 1부 디종에서 뛰던 권창훈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얼마 전 바이에른 뮌헨 유망주 정우영에 이어 권창훈까지 한국산 공격 자원 둘을 순식간에 확보하고 새 시즌 비상을 노리게 됐다. 권창훈을 데려오기 위해 프라이부르크가 디종에 지급한 이적료는 약 300만 유로(약 40억원)로 알려졌다. 권창훈의 계약기간은 2년이다. 하지만 이는 권창훈의 군 문제로 인해 생긴 제약일 뿐이다. 권창훈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메달 획득에 성공하고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 계약기간과 이적료가 동시에 늘어난다.

프라이부르크로 오면서 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는 지동원(마인츠)와 권창훈, 정우영(이상 1부), 이청용(보훔), 이재성, 서영재(이상 홀슈타인 킬), 박이영(이상 장크트 파울리·이상 2부) 등 7명이 됐다. 여기에 아우크스부르크와 계약이 끝난 분데스리가 베테랑 구자철이 독일 잔류 가능성을 살려놓고 있고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주전 골키퍼 조현우도 몇몇 구단을 무대를 노크하고 있어 독일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이 10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징은 한국 선수들이 1~2부에 상관 없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구단을 고르고 있다는 점이다.

태극전사들이 2010년 전후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2부) 구단이 있는 잉글랜드로 간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우선 분데스리가는 외국인 쿼터 제한이 없어 노동허가(위크퍼밋) 규정이 강화된 잉글랜드에 비해 진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불세출의 스타’ 차범근 등 한국 선수들은 물론 일본이나 이란 선수들도 다수 활약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문이 활짝 열려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구자철이 “매주 월드컵”이라고 소개하는 등 1~2부 가릴 것 없이 경기장을 꽉꽉 채우는 열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4팀이 출전할 만큼 높은 수준, 각 구단 고른 시스템과 훈련 여건 등도 권창훈처럼 유럽 내 다른 국가에서 뛰던 선수들이 독일로 이동하는 이유다.

한국 선수들간 맞대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리가 1부는 당장 내달 17일 개막하는데 권창훈, 정우영이 속한 프라이부르크가 지동원의 새 팀 마인츠를 홈으로 불러들여 첫 판부터 ‘코리안 더비’를 연다. 오는 10월26일엔 이재성, 서영재가 소속된 홀슈타인 킬이 이청용이 뛰는 보훔을 불러들여 분데스리가 2부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서로의 공을 뺏고 빼앗는 모습을 선보인다.

손흥민, 기성용 등 워크퍼밋을 통과할 수 있는 소수의 선수들만 잉글랜드로 갈 수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 선수들의 분데스리가 러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향한 경쟁력 높이기에도 긍정적이다. 이 중엔 손흥민처럼 독일에서 인정받아 잉글랜드나 스페인 등 더 큰 무대로 갈 수도 있다. 수비수보다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들이 독일에 많다는 점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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