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_02_344 1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세상이 널 원하는데 / 이 곳에 아이 원트 유 투 스테이(I want you to stay).’

데뷔 18년째를 맞이한 가수 JK김동욱이 최근 발표한 신곡은 ‘극단적 선택 예방’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근 자신이 속한 프로젝트 팀 ‘베이스먼트 클래식(Basement Claxxic)’의 이름으로 지난달 20일 발표한 노래 ‘스테이(STAY)’에서 JK김동욱은 특유의 울림있는 목소리로 ‘세상은 무엇보다 당신을 필요로 하고 부디 이곳에 남아 주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건넨다.

세상을 등지는 연예인들을 보며, 그들을 사랑했던 대중이 큰 충격을 받는 비극적 상황이 자꾸 빚어지는 요즘, JK김동욱의 신곡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극단적 선택 예방’과 관련한 신곡 ‘스테이’를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기획했던 곡이었다. 의미 부여를 좋아하진 않지만 필요하겠다 싶었다.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별로 만든 적이 없는데 세상을 등지려는 사람, 각박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내려놓으려는 사람,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그 단어가 과격하단 느낌을 주고, 꼭 피하고 싶은 단어인데 최종적으로 목숨을 버리려는 시점까지 가는 분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당신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노래에 담았다. 

뮤직비디오에도 그런 메시지를 담았다. 내가 세상을 떠나려는 역할, 희망을 주려는 역할, 두 자아를 연기했다. 캐나다에서 13일간 촬영했다.

-이런 주제를 다루게 된 이유는.

내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 친했던 친구의 죽음 때문이었다. 군대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친구 중에 가장 모범적이라 어떤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가장 먼저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던 이였다. 너무 억울했다. 그 일로 크게 스트레스 받고, 많이 우울했던 시기에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있었다.

외국에선 자살 예방 관련 콜센터 전화 번호를 제목으로 만든 노래가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그런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부족하지만 다른 분들이 이와 관련한 더 좋은 음악을 발표할 수 있는 불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노래 수익금은 관련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예전에 재즈 트리오 프로젝트 ‘지브라’의 음원을 무료 공개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음원 무료 공개를 생각했었는데,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선뜻 그러지 못했다.

이 음원 수익이 발생하면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각 지역마다 소방 방재센터가 있더라.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연예인들이 있다. 우울증에 걸리는 연예인도 많다. 연예인은 힘든 직업인가.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직업이다. 그 사랑은 영원하기 힘들다. 사랑을 지키려고 하거나 사랑이 식는 걸 지켜볼 때 감당하기 힘들어 우울증에 걸리는 연예인들이 있다. 그밖에 악플 등 우울증에 걸릴 만한 이유는 많을 것이다.

나도 우울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인데 어쩌면 우울증이 있는데도 ‘내 업보’라고 생각하며 그냥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물론 연예인만 힘든 직종인 건 아니지만 일반 회사원들이 겪는 외로움, 스트레스와는 이유가 약간 다른 것 같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술 한잔 마시고 털어버릴 성질의 것은 아닌 거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간 자살률을 비교하면, 우리나라(2016년 기준 25.8명)는 리투아니아(2016년 기준, 26.7명)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이런 상황에서 JK 김동욱의 이번 시도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높은 자살률은 결코 자랑할만한 숫자가 아니다. 어쩌면 3~4분 짜리 노래를 통해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뭔가 희망을 주고 싶다는 내 생각이 너무 큰 바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악하는 사람들이 좋은 영향력을 미칠 여지는 생각보다 많다고 믿는다. 또 다른 친구들이 이런 노력을 이어가줬으면 한다.

JK_02_847

-JK김동욱은 사회 참여를 활발히 하는 것 같다.

대한적십자사 헌혈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얼마전 세계적십자의 날 행사에서 상을 받는 분을 보니 한해에 300~400회 헌혈을 하시더라. 홍보대사라는 스스로의 타이틀이 부끄러웠다. 다른 이미지 좋은 분이 많은데, 내가 좀 책임감 없이 홍보대사라는 직함을 받은 것 같아 죄송한 부분도 있다. 그래도 이 홍보대사 자리에 걸맞게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하면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연예인의 ‘자기관리’, ‘도덕성’ 등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된다.

연예인은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바닥 끝까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모범을 보이면 누구보다 대단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직업이다.

연예인의 자기 관리는 필수다. 시회에 모범을 보이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솔선수범은 해야 한다. 외국과는 다르다. ‘음악하기도 바쁜데’라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잘못하면 정말 나쁜 사람처럼 비춰질 수 있다. 늘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JK김동욱은 거칠어 보이는 외모완 반대로 데뷔 이후 데뷔 후 18년째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었다.

데뷔 전 캐나다에서 나이트클럽 바운서 가드를 했던 이력 때문에 초반엔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음악을 어렵게 시작했고, 늦게 데뷔한 이후 더디게 앞으로 나아가 한눈 팔게 없었다. 음악 생활을 하며 나름 고생도 했다.

나이 들어 데뷔한 게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아버지, 어머니의 올바른 삶을 보며 겸손을 배웠고, 집안 교육도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늘 올바르게만 살았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음악을 하기 위해 열심히는 살았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위퍼블릭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