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효정기자] 고(故) 전미선의 사망소식으로 인한 충격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그의 과거 대인기피증 발언이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전미선은 지난 2012년 3월 KBS2 예능프로그램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해 5년간 연기활동을 멈춘 이유를 밝혔다.


당시 그는 "1993년에 출연했던 '오늘은 좋은날'이 끝나고 연기 쪽 일이 너무 싫어졌다. 내키지 않은 일도 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그만두자는 생각으로 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5년 동안 거의 집에만 있었다. 일도 하기 싫었고 사람 대하는 것도 싫었다. 대인기피증이 왔다. 친구도 끊고 혼자 지냈다"고 고백했다.


또 전미선은 "혼자 있다 보니 너무 힘들어져 몹쓸 생각도 했다. 수첩에 내 인생을 적으려 했는데 내 이름 말고는 쓸 게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님은 날 잘 낳아주셨는데 종이 한 장 못 채우는 삶을 살았다면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때부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당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쳐낸 전미선에게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제의가 들어왔다. 전미선은 이로 인해 "연기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되며 제2의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KBS2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전미선은 이후 '제빵왕 김탁구'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인기 드라마에 출연했다. 오는 7월 개봉을 앞둔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소헌왕후 역을 맡았지만, 유작이 됐다.


한편, 전미선은 지난 29일 오전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호텔 객실 화장실에 전미선이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매니저는 이날 전미선과 연락이 닿지 않자 호텔 측에 양해를 구해 객실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선은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전미선이 출연 중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측은 이날 오후 2시 공연을 취소했으며 배우 이서림이 대신 남은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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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KBS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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