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휘문고 이민호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가 2020년 신인 1차 지명자로 휘문고 우투수 이민호(18)를 선택했다.

2020 서울권 1차 1순위 신인지명권을 행사하는 LG는 이민호와 장충고 좌타 외야수 박주홍(18)을 두고 고민하다가 이민호를 지명하기로 최종결정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지난 19일 “LG가 이민호에게 1차 지명권을 행사하기로 결론지었다. 1순위 지명권을 지닌 구단은 정해진 날까지 2순위 지명권을 지닌 구단에 누구를 선택했는지 통보한다. 이날 LG 구단은 이민호를 1차 지명자로 뽑는다고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키움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또한 “LG가 지난 18일 이민호가 등판한 황금사자기 경기를 보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LG는 이전에도 이민호를 박주홍보다 위에 놓았다. LG는 이민호가 향후 팀의 핵심투수가 되는데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야구 관계자 대다수는 LG가 박주홍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주홍은 2학년이었던 지난해 활약만 놓고 봐도 3학년 수준의 고교 최고급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LG는 이달 초까지 이민호와 박주홍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올해 고교무대에서 이민호와 박주홍의 실전모습을 모두 지켜본 야구 관계자 대부분은 LG의 선택을 이해하고 있다.

LG는 이민호의 성장가능성과 성공 확률, 그리고 현재 팀 구성을 종합한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시즌부터 투고타저로 리그 흐름이 바뀌었고 앞으로 5년 이상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고 봤을 때 타자보다는 투수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게 LG의 분석이다. 게다가 박주홍의 포지션이 외야수인 것도 이민호가 박주홍보다 우위를 점하게 된 원인이 됐다. LG는 상당기간 외야진보다 내야진의 깊이가 얇고 신예 내야수 육성에도 애를 먹고 있다. 만일 박주홍이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였다면 LG가 다른 선택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덧붙여 LG는 박주홍의 타격 재능이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 중 최고 수준이기는 하지만 KT 강백호의 고교시절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LG는 올시즌 필승조로 도약한 3년차 고우석, 신인 정우영에 이은 또 한 명의 영건 자원을 확보했다. 2019 드래프트에서 마운드 리빌딩에 충력을 기울인 LG가 2020 1차 지명서도 방향을 고스란히 유지한 셈이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직구 최고구속이 140㎞ 이하였던 이민호는 지난해부터 직구 구속이 140㎞ 후반대를 형성했고 올해에는 15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 18일 황금사자기 경기상고와 경기에선 최고구속 148㎞를 찍으며 7이닝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구위 외에도 신체조건과 유연성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한편 키움은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3순위 지명권을 지닌 두산에 2순위 지명 대상자를 통보해야 한다. 박주홍을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구단 전체 1차 지명자 발표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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