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태오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유태오가 강렬한 비주얼과 연기로 tvN 주말극 ‘아스달연대기’의 서막을 열었다.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극중 유태오는 사람과는 신체적 특징이 다른 종(種)인 뇌안탈이자, 사람인 아사혼(추자현 분)과의 사이에서 은섬(송중기 분)을 얻은 라가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1회 만에 퇴장한 유태오의 짧은 출연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는 상황.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한 유태오는 이후 ‘러브픽션’(2011),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2015) 등의 국내 영화에 출연하다 할리우드 영화 ‘이퀄스’(2016)에 이어 러시아 영화 ‘레토’를 통해 ‘칸의 남자’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아스달 연대기’와 함께 현재 SBS ‘배가본드’ 촬영을 마쳤고 현재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JTBC ‘초콜릿’ 촬영 중이다.

유태오가 처음부터 배우의 꿈을 가졌던 건 아니다. 2001년 독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체대를 준비하던 유태오는 대학교 입학 전 1년간 쉬며 뉴욕에 놀러가 우연히 시작한 연기 공부에서 재능을 발견했다. “운동선수는 운동 코트에서 서서 관중의 기립박수 받을 때 많은 희열을 느끼는데 배우도 무대에 설 때 똑같은 감정을 느끼더라. 단지 매개체가 운동이냐 연기냐 뿐이지 심리는 똑같았다. 연기에 흥미를 갖게 된 후 열정적으로 연기에만 매진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유태오는 한국에 건너와 데뷔하기 전인 2008년까지 외국에서 보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연기 공부를 한 그는 한국에서 배우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말도 못했기 때문에 사실 맨땅의 헤딩이었지만, 해외에서 배우로 활동하기엔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10년 전, 유럽이나 미국에서 오디션을 볼 당시만 해도 백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강했다. 중국집 배달원 아니면 델리 카운터 같은 역할만 캐스팅됐다. 그러니 재미 없더라”라고 말했다.

유럽계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포지션에 서 있는 유태오는 배우로서 가진 본인의 강점으로 감수성을 말했다. 그는 “‘초콜릿’을 촬영하던 중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하지원이 내게 ‘설레다’란 말을 영어로 어떻게 번역하냐고 묻더라. 그런데 그 분위기와 감수성을 표현할 마땅한 단어가 없더라”라며 “나라마다 쓰는 말이 다르듯 그 말에 담긴 감정도 다르다. 국가별로 언어 속에 해당 국가에 사는 사람들의 감수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감수성의 폭이 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최민식, 설경구 선배님이 있어 늘 든든하다. 외국에서도 ‘올드보이’ ‘오아시스’ 등 영화가 무척 유명해서 해외에 나가 선배님들 이야기를 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는 유태오지만 “그렇지만 선배들께 제 고민을 털어놓진 않는다. 연기적인 고민을 누구와 나누는 스타일이 아니다. 제가 워낙 독특한 케이스이기도 해서 누군가가 조언을 해줘도 제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혼자만의 숙제인 거 같다”고 털어놨다.

유태오는 자신의 취미로 요리를 꼽았다. 그는 “오래 무명생활을 하다보니 외식을 하기가 부담스러워 어떻게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취미가 됐다. 집에서 직접 소시지와 하몽을 만들어 먹는다”며 음식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태오는 “먹고 여행하는 예능을 해보고 싶다.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워낙 독특한 캐릭터여서 보여지는 그 자체로 재밌을 거 같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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