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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이 세계 최초로 e스포츠를 통한 국가간 교류의 장을 열었다.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e스포츠 국가 대항 교류전이 지난 14일(한국시각) 스톡홀롬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에 위치한 에릭손 스튜디오에서 개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웨덴의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은 이번 e스포츠 친선전을 함께 관람하며 e스포츠의 가능성과 함께 미래 기술 사회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e스포츠 대회를 대통령이 참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 더구나 국가간 공식행사로 e스포츠 대회가 열린 것도 초유의 사례다.
친선전은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2개 종목으로 열렸다.
서머너즈 워 종목의 한국 대표로는 지난해 월드챔피언십 우승자인 ‘빛대’ 김수민과 ‘스누티’ 정세화, ‘심양홍’ 변유인이 나섰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지난해 대학생 배틀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남과학대 소속 권영준, 김범식, 유재욱, 이혁진, 허준 등 5명의 선수들과 전 프로게이머인 ‘캡틴잭’ 강형우가 코치로 나섰다. 강형우 코치는 문 대통령 옆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경기 진행 방식 등을 설명했다.
경기를 관람한 문 대통령은 “오늘 경기를 직접 관람해 보니까 e스포츠가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처음 봐도 정말 재미가 있었다”라며 “빠른 판단과 전략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라고 관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e스포츠는 최근 스포츠의 또 다른 종목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이 되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e스포츠와 전통스포츠의 협력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며 “최근에는 5G의 등장과 함께 더욱 놀라운 속도로 e스포츠가 변화, 발전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한국은 게임산업의 강국이자 5G 시대를 이끄는 선도국이다. e스포츠를 통해 서로 협력하면서 또 경쟁해 나갈 양국의 관계가 기대가 많이 된다”고 5G 기술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에서 함께할 수 있는 비전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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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행된 한국과 스웨덴의 e스포츠 교류전 최초 국가간 e스포츠 교류전이라는 의미외에도 산업적인 차원의 교류 촉진 역할의 의미를 남겼다.
역사상 스포츠 행사가 국가간의 교류를 증진시키고 긴장 관계를 완화하는데 많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한국과 스웨덴의 e스포츠 교류는 정치적 측면이 아닌 산업적인 교류를 증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스포츠 교류의 예를 보면 가깝게는 지난해 열린 평창올림픽이 남한과 북한의 소통의 장이 열리는 계기가 됐다. 2002년 아시안 게임,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남과 북의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역사적으로 스포츠 교류의 대표 사례로는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가 있다. 한국전쟁 이후 20여년간 대화의 창을 열지 못했던 미국과 중국이 1971년 미국의 탁구단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의 긴장 관계를 푸는 계기가 됐다.
한국과 스웨덴의 e스포츠 교류는 5G 시대를 연 한국이 게임과 e스포츠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스웨덴과 산업적인 협력 관계 촉진을 위한 역할로 기획됐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린 에릭손 스튜디오는 스톡홀롬의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에 있다.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는 1970년대 에릭슨과 스톡홀름시가 함께 조성한 도시로 유럽 내 대표적인 ICT 클러스터로 꼽히는 기술 기반 지역이다.
문 대통령도 “오늘 만남을 통해 스웨덴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친밀감을 높이고, 또 서로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라며 “뿐만 아니라 한국과 스웨덴 양국이 혁신적인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계속해서 협력을 이렇게 늘려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양국의 기술 교류 확대를 요구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스웨덴은 인구가 1023만명으로 북유럽 국가 중 상당한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최대 컴퓨터 축제인 드림핵을 개최해 게임산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라며 “블룸버그 혁신 순위 7위 국가로 혁신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국과 상당히 비슷한 면이 많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기술 협력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e스포츠 교류는 5G, 게임 그리고 e스포츠를 연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WHO의 게임이용장애를 질병 코드로 등재된 것에 대한 부분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국과 스웨덴의 e스포츠 교류 행사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비롯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등 게임계 주요 인사들도 함께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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