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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골키퍼 이광연이 16일 우크라이나와 결승전 뒤 박수를 치며 관중에 화답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우츠=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김현기기자]“눈물이 났다.”

U-20 월드컵에 참가한 정정용호의 고민은 골키퍼였다. 주전 수문장으로 세울 특출난 자원이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면서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든든한 골키퍼가 나타나 상대의 슛을 쳐내고 또 쳐냈다. 바로 184㎝의 작은 골키퍼 이광연이었다.

비록 결승에선 3골을 허용하며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졌으나 그의 책임은 아니었다. 공격에 이강인이 빛났다면 수비엔 이광연이 빛났다. 이광연은 우크라이나전 직후 “아쉽지만 좋은 추억 남겨 좋았다”며 “재미있었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다. 어땠나.

경기 뛴 선수들, 안 뛴 선수들이 하나가 돼 열심히 했다.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 우리끼리는 마지막 경기다. 이 팀이 다신 모일 수 없는 경기다. 아쉽지만 좋은 추억 남겨 좋았다.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뭐가 문제였을까.

결승전도 처음이고, 부담도 있었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량은 보여주지 못했다. 열심히 뛰었으니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새 역사를 만들었다. 또래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개개인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팀이 우선이다. 팀이 잘 하면 개인이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더 발전했으면 한다. 소속팀 돌아가서 잘 이겨내서 준비하면 잘 할 것 같다.

-오늘은 몸이 무거워 보인다고 했는데.

몸은 당연히 무겁다. 오랜 기간 소집됐다. 이동거리도 많았다. 지쳤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 뛰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팀 돌아가서 경기 뛰는 것이 목표다. 될 수 있으면 좋은 팀 가서 성장하는 게 목표다. 내가 널리 알려져야 작은 골키퍼들도 희망을 갖고 할 수 있다. 제일 큰 목표는 작은 골키퍼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경기 끝나고 이강인이 와서 얘기해주던데 한국에서 화제다.

경기 마치고 눈물 흘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선생님들이 오면서 “너무 잘해줬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순간 울컥했다. 눈물이 났다. 강인이는 “너무 잘 해줬고, 후회 없다. 울지 말라”고 해줬다. 막내지만 든든했다.

-국가대표팀 골키퍼 3번으로 넣어야 한다는 말이 굉장히 많다.

그렇게 봐주시면 고맙다. 내 갈 길을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 거기에 신경쓰고 싶다.

-이번 대회 즐겼나.

그렇다. 너무 재미있었다. 선수들, 코치분들, 지원스태프들 너무 잘해주셨다.

-후회는 없나.

없다. 살짝 아쉬운데 비행기 타고 가면서 한 번에 잊고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라커룸에서 끝나서 사진 찍었다고 하던데.

좋았다. 한국에서 역사를 쓴 거다. 36년 만에 ‘어게인 1983’을 했는데 뛰어 넘어 ‘어게인 2019’가 됐다. 잘 한 것 같다.

-후배들이 부담스럽지 않겠나.

간절하게 잘 준비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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