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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루블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강인(18·발렌시아)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드러난 경기였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1-0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39분 최준이 이강인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 골이 결승골로 이어지며 승자가 됐다. 에콰도르를 넘은 한국은 이 대회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이강인은 원톱 스트라이커 오세훈 바로 뒤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전반에는 이강인과 최준의 호흡이 좋았다.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왼쪽 윙백 최준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에콰도르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빈 공간으로 정확한 패스를 보내며 최준의 공격력을 십분 활용했다. 전반 1분 최준이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13분에도 왼쪽 공격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14분에도 이강인의 공간 패스를 받은 최준이 상대 수비수를 속이는 동작에서 반칙을 얻어내 프리킥으로 연결됐다.

왼쪽에서 줄기차게 공격을 시도한 끝에 한국은 39분 마침내 선제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은 상황에서 이강인은 에콰도르 수비진이 정돈되기 전에 빠르게 공을 처리했다. 최준과 사인이 맞자 이강인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간 패스를 넣었다. 빠르게 돌진해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최준은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열심히 공격을 시도한 끝에 얻은 값진 득점이었다. 최준의 마무리도 좋았지만 이강인의 재치 있는 플레이가 빛났다.

이 패스는 이강인의 이번 대회 네 번째 도움으로 기록됐다.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전에서 1도움을 기록했고, 8강 세네갈전에서 2도움을 추가했다. 이 대회에서는 따로 도움왕을 뽑지 않지만 이강인의 실력이 드러나는 기록인 것은 분명하다.

후반에도 이강인은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한 골 뒤진 에콰도르가 주도권을 쥐고 경기에 임하면서 한국은 전반에 비해 공격을 시도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인은 공을 잡을 때마다 번뜩이는 플레이로 역습의 첨병 구실을 했다. 후반 16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 사이를 뚫고 나와 오세훈에게 절묘한 공간 패스를 내줬다. 킥이 좋은 이강인은 코너킥, 프리킥 상황에서도 정확한 킥으로 에콰도르 수비를 위협했다.

이강인은 후반 28분 박태준과 교체돼 벤치로 향했다. 한국 쪽으로 승기가 기운 상황에서 정 감독은 이강인의 체력을 안배했다. 이강인이 나오자 관중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대회 전 이강인은 “목표는 우승”이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강인은 자신의 실력으로 팀을 결승에 올려놨다. 21명 모두의 공이지만 이강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에콰도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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