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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벌써 깼어야지….”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36년 만에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했다. 남아공과 아르헨티나 일본에 이어 이번엔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세네갈까지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오는 12일 에콰도르와 결승 티켓을 다투게 됐다.

그 동안 U-20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회자됐던 ‘원조 4강’ 사령탑 박종환 감독도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 감독은 김종부 신연호 등 당대 최고의 유망주들을 이끌고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현 U-20 월드컵에 출전해 ‘멕시코 4강 신화’를 이룩했다. 스코틀랜드와 첫 판을 졌지만 멕시코와 호주 우루과이를 연달아 쓰러트리고 4강에서 브라질과 당당히 겨뤘다.

그런 쾌거가 36년이 지나서야 재현된 것이다. 1991년(남북 단일팀)과 2009년 2013년에 이 대회 8강까지는 갔지만 4강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국 축구과 정정용 감독, 이강인 조영욱 등을 앞세워 ‘멕시코 신화’가 아닌 ‘폴란드 기적’을 연출했다.

9일 스포츠서울과 전화 인터뷰에 응한 박 감독도 이번 U-20 대표팀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결승 진출, 우승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뿌듯하다. 예전에 깨트렸어야 했는데 멕시코 4강이 너무 오래 갔다”며 웃은 박 감독은 “경기 보니까 감회가 다르더라. 그리고 애들이 정말 잘 한다. 기술이 좋고 체력도 좋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는 “조금 더 세밀한 축구를 하면 우승도 할 수 있다. 에콰도르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 팀이다. 준비 잘 하면 결승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36년 전 박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조직력 하나로 세계와 싸웠다. 멕시코 고지대 경기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훈련하는 등 준비도 잘 했다. 박 감독도 우승의 마지막 열쇠를 한국 특유의 조직력으로 꼽았다. “애들이 갈수록 더 잘 한다”는 박 감독은 “개인기보다는 전술적으로, 또 조직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건 아쉽다”고 전했다.

에이스 이강인에 대해선 한국 축구의 미래 재목으로 손색없음을 전했다. 박 감독은 “이강인이 보니까 ‘겁이 없는 놈’이다. 좋은 선수 될 수 있다. 자기 할 일을 대담하게 하는 게 눈에 띄었다”고 했다.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에이스 역할을 했던 김종부 현 경남 감독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엔 “김종부보다 머리가 좋다”고 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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