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헨리 소사 영입
소사가 3일 대만 현지에서 계약서에 사인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제공 | SK

키움전 역투, 롯데 톰슨[포토]
롯데 투수 제이크 톰슨이 지난달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처지다. 최근 반등세를 보인 터라 더욱더 쓰라린 상처로 남는다.

KBO리그 최하위 탈출에 안간힘을 쓰는 롯데는 대체 외국인선수로 염두에 뒀던 헨리 소사 영입전에서 밀려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소사 영입에 가장 먼저 접근하고 뜻을 모았지만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확실한 목표를 지닌 SK의 과감한 행정력 앞에 일격을 당하면서 허탈하게 내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롯데는 1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전반기 신통치 않은 가운데 제이크 톰슨이 오른팔 이두근 부상으로 이탈해 대체자 마련이 다급했다. 반면 SK는 급할 건 없었다. 이번에 소사를 영입하면서 웨이버 공시한 브룩 다익손만 하더라도 투수 WAR 부문(스포츠투아이 집계)에서 1.37로 레일리(1.04), 톰슨(1.12)보다 높았다. SK가 얼마나 확신을 품고 일사천리로 소사를 품기 위해 애썼는지 대변한다.

반면 롯데는 소사를 대체 외인으로 낙점했지만 어느 선수를 교체할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했다. 여기에 태스크포스 2개 팀이 신설되고 운영팀장 교체 등 내부 인사 개편과 맞물리면서 외인 영입에 속도를 내기엔 어수선했던 게 사실이다.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롯데 내부 사정도 있었다. 미디어와 팬의 거센 비난에 별다른 해명을 하지 못한 건 현재 최하위로 추락한 팀 성적과 맞물려 어떠한 얘기도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고 또다른 비판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더구나 롯데 늑장 행정에 대한 비판은 올해에 국한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선수 보강 작업 등에서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였는데 일부 팬들은 “모기업이 명가 재건 의지가 없다면 야구단에서 차라리 손을 떼라”며 울부짖고 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주워 담을 수 없는 건 과감하게 포기하고 반전 요소가 있는 부분에 충실해야 할 때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4일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앞서 “다른 외국인 선수 리스트를 보고 있다. 어느 선수를 교체하겠다는 건 아니다. 시기상 애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헥터 노에시처럼 KBO리그를 경험하고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나름대로 호투를 펼치는 자원을 플랜B로 여기고 있다. 또 SK에서 나래를 펼치지 못한 다익손 얘기도 나온다. 다익손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3승2패, 방어율 3.56으로 가능성은 남겼다. 그러나 소사를 쟁취한 팀에서 내놓은 투수를 데려오는 건 자존심마저 버리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최하위에 몰린 팀 입장에서 즉시 전력감이라고 판단했다면 어떠한 방법도 강구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익손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 체제 유지가 유력하다. (교체 대상으로 지목된) 톰슨의 회복 추이 등을 지켜보고 재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톰슨은 염증 증세가 호전되면서 이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일 30m 캐치볼을 소화했다. 5일엔 50m 캐치볼로 거리를 늘린 뒤 다음 날 재검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병원 검진 결과 이상이 없으면 일정 조율해서 불펜피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톰슨이 얼마나 경각심을 느끼고 코치진과의 신뢰를 회복해 달라진 구위를 펼칠지가 관건이다. 확실한 반등을 노리는 롯데의 최대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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