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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영(왼쪽)이 광한루원 완월정에서 류승희와 결승 대국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바둑협회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13살의 김효영이 국내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여자바둑대회인 ‘국제 바둑춘향 선발대회’에서 우승했다.

김효영은 3일 오전 남원 광한루원 완월정에서 열린 4회 국제 바둑춘향 선발대회 국제춘향부 결승 3번기 제 2국에서 여자아마랭킹 3위인 우승후보 류승희(29·이스타항공 소속)를 상대로 258수 만에 백 8.5집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며 종합전적 2-0으로 이겨 ‘제4대 바둑춘향’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개인전(국제부) · 단체전을 포함해 총 7개 부문으로 치러졌는데 메인대회라 할 수 있는 국제춘향부에는 무려 1000만원의 우승상금이 걸렸다. 또한 본선 16강에 대국자 전원에게 연구비가 주어지고 국제학생 춘향부, 국제5인 단체여성부, 국제 이몽룡부, 장애인부도 상금 또는 시상품이 주어지는 등 프로대회급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도 전국의 쟁쟁한 여자 아마 강자들이 총출동해 불꽃 튀는 대결을 펼쳤다.

예상을 깨고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라 강력한 우승후보인 류승희 마저 잠재우며 10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쥔 김효영은 “앞으로 프로기사가 되어 세계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라는 당찬 소감을 밝혔다. 김효영은 지난해 하림배 여자아마국수전에서 4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1년만에 큰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며 미래를 밝혔다. 이 대회 1회 우승자인 이단비와 3회 우승자 김제나가 각각 지난해와 올해 프로입단에 성공한 바 있어 기력이 일취월장한 김효영도 선배들의 전철을 밟을 수있을 것이란 평가다.

춘향시상
김효영이 바둑춘향 ‘진’에 올라 오인섭 전라북도바둑협회장으로부터 우승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준우승에 머문 류승희는 “이 대회에서 선·미(2위· 3위)를 모두 해봐서 이번엔 꼭 ‘진’이 되고 싶었지만 실력이 부족했다.기량을 더 연마해 내년에 춘향 ‘진’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가진 폐막식에서 오인섭 전라북도바둑협회장은 “많은 분이 남원에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번에 우승한 김효영 선수도 축하한다.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프로기사가 되고, 준우승한 류승희 선수는 내년을 기약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0년 대회부터는 대회 규정상 춘향 ‘진’은 대회 출전은 못한다. 이에 대해 강종화 전북바둑협회 전무는 “상금뿐 아니라 춘향이라는 타이틀은 평생에 남는 명예다. 더 많은 아마추어가 이 대회 춘향으로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규정을 바꾸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대회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다. 보다 많은 외국 선수들이 참가해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4회 국제 바둑춘향 선발대회는 (사)전라북도바둑협회, (사)대한바둑협회가 주최하고, (사)전라북도바둑협회, 한국여성바둑연맹이 주관했다. (재)한국기원, 한국여성바둑연맹, 남원시바둑협회가 협력하고, 전라북도, 남원시, (주)아시아펜스가 후원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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