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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왼쪽)과 NC 양의지.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프리에이전트(FA)는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의 꿈이다.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 돼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훈장같은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해당 선수가 앞으로도 꾸준함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FA 계약을 체결한다. 그렇기에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선수들은 ‘잘해야 본전’이다. 계약 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곧장 날선 비판이 날아온다. 선수들에겐 FA 계약 직전 시즌만큼 중요한 게 계약 직후 시즌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계약을 체결한 총 14명의 선수 중 현재까지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윤성환(삼성)과 양의지(NC)다. 계약 규모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활약 측면에서는 투타 에이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조건(계약기간 1년, 총액 1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윤성환은 올해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시작하겠다”며 절치부심한 윤성환은 자신의 최대 장점이었던 제구력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마운드에서 ‘느림의 미학’을 펼쳐보였다. 9경기에서 2승(2패)밖에 따내지 못했지만 부진보다는 동료들의 저조한 득점지원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5차례 달성할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는 노련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한 차례 완봉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기대를 모았던 양창섭이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 됐고, 선발로 출발한 최충연과 최채흥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은 삼성 선발진에 윤성환의 부활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윤성환의 FA 계약 총액 10억원 중 보장 금액은 4억원이다. 나머지 6억원은 옵션이라는 의미다. 활약도에 따라 수령 여부가 갈린다. 윤성환에겐 구겨진 자존심을 바로 세우면서 금전적인 보상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25억원의 사나이’ 양의지는 이적 첫 해부터 몸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 중이다. 부담이 클 법도 했지만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NC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 악령에 사로잡혀 고전할 때 양의지의 존재는 공수에서 큰 힘이 됐다. 1일까지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6, 10홈런, 36타점, 28득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타율은 리그 전체 2위고, 홈런도 공동 3위다. 포수로서는 말할 것도 없다. 젊고 유망한 투수들에게 양의지는 큰 버팀목이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포수 양의지가 NC 선수단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은 125억원 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양의지와 함께 NC도 지난해 최하위 충격에서 벗어나 가을 야구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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