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김민성, 방망이에...불 붙었어!
LG 김민성이 18일 창원 NC전에서 4-1로 앞선 8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있다. 2019.04.18. 창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베테랑의 진가가 무엇인지 고스란히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우여곡절 끝에 LG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김민성(31)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을 이끈다. 당초 기대했던 안정적인 3루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해결사로 우뚝 섰다. 분위기 메이커도 자처하며 동료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에도 힘을 쏟는다.

이틀 연속 주인공이 됐다. 김민성은 30일 고척 키움전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7회초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상대 필승조 김상수의 한가운데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타구를 만들었다. LG는 김민성의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활약과 선발투수 류제국의 6이닝 2실점 호투를 앞세워 6-3으로 키움을 꺾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김민성이 만든 위닝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성은 전날 경기서도 6회초 2타점 결승 적시타를 작렬한 바 있다. 지난 28일 주중 3연전 첫 경기서 안우진에게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던 LG 타선을 김민성이 다시 일으켰다.

사실 타격 성적만 보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김민성은 2018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으나 스프링캠프 기간까지도 소속팀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개인 훈련으로 비시즌을 보냈다. 캠프 막바지 LG와 키움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성립되면서 가까스로 LG에 합류했지만 개막 후 한 달 동안 타석에서 고전했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부작용이 드러났다. 하지만 수비에선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핫코너를 완벽하게 메우며 내야진 안정화를 이끌었다. LG 유지현 수석코치는 “김민성은 타구를 끝까지 보고 캐치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3루수에게는 강한 타구와 불규칙 바운드 타구가 꾸준히 온다. 그런데 김민성은 항상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공을 잡아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수비”라고 김민성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더불어 김민성은 키움 시절 후배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모습도 재현 중이다. 출루시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흔드는 일명 ‘안녕 세리머니’를 LG에 정착시켰다. 그는 “144경기를 하다보면 당연히 이기는 경기도 나오고 지는 경기도 나온다. 베테랑으로서 선수단 전체가 일희일비하지 않고 즐겁게 시즌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동료들에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강조한다”고 미소지었다. 김민성은 지난해 키움이 수많은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흔들렸을 때도 주장을 맡아 팀을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민성은 최근 타석에서도 불을 뿜으며 영입 효과를 만점으로 만들었다. 타율은 2할대 중반에 머물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은 3할대다. 하위타선의 기둥 구실을 하면서 LG 타선의 반등도 이끈다. LG 차명석 단장은 “김민성 영입 효과는 앞으로 더 크게 드러날 것으로 본다. 지난겨울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이듬해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 타격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김민성은 좋은 수비 외에도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내야수”라고 전망했다.

30일 경기 후 김민성은 “팀이 위닝시리즈를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상대가 키움인 것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제는 고척돔보다 잠실구장이 더 편하다”면서 “홈런을 치기에 앞서 볼카운트가 2-1이었다. 김상수 선수가 포크볼이 주무기지만 포크볼에 헛스윙해 2-2가 되더라도 이후 작전으로 주자를 진루시킬 수 있는 만큼 직구에 타이밍을 맞춰 자신있게 휘둘렀다. 운좋게 한 가운데 공이 들어오면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타격감은 시즌 첫 한 달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올라왔다. 내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앞으로 홈런도 어느정도 나올 것 같다. 시즌 끝날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기록할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2013시즌 정성훈 이후 오랫동안 3루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LG가 김민성이란 뚜렷한 해답을 손에 쥐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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