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밴드 잔나비가 데뷔 후 최대위기를 맞았다.

지난 2014년 데뷔한 5인조 밴드 잔나비는 9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로 결성된 그룹이다. 잔나비라는 팀명은 멤버들이 원숭이띠라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두장의 정규앨범을 비롯해 ‘식샤를 합시다2’, ‘로맨스는 별책부록’ OST 등에서 활약하며 마니아층을 형성, 촉망받는 인디밴드로 성장했다. 지난 3월 발매한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는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단숨에 음원강자로 떠오른 것은 물론, 과거 발표했던 곡들까지 순위에 오르며 데뷔 6년차만에 전성기를 맞게 됐다. 그러나 꽃길을 걸은지 단 두달, 잔나비는 키보드 유영현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과 보컬 최정훈 아버지가 김학의 사건과 연루되는 등 연이은 구설수에 오르며 최대위기를 맞게 됐다.

#유영현 학폭, 탈퇴하면 그만?

최근 온라인 상에서 과거 잔나비 멤버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라고 밝힌 A씨는 “11년 전 잔나비 멤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웠다”라며 “괴롭힘으로 인해 전학을 가고 정신치료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페포니뮤직 측은 해당 멤버가 유영현임을 밝히며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 유영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잔나비에서 자진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사과했다.

물론 유영현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이 탈퇴일 수 있으나 이미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뒤, 탈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이 모이면서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영현이 과거 학창시절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불량학생이 절대 아니었다”라고 말했던 것까지 회자되며 논란은 배가 됐다. 또 학창시절 친구라던 잔나비 멤버들이 서로의 과거를 몰랐을리 없을거란 추측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정훈父-김학의 연결고리, 해명에도 계속되는 진실공방

유영현의 ‘학폭논란’이 사그라들기도 전, 이번엔 최정훈이 구설수의 중심에 섰다. 지난 24일 SBS ‘8뉴스’에서 한 인기 밴드 보컬의 아버지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향응 제공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의 아들이 회사 경영에도 참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기 때문. 이는 최정훈이었음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최정훈의 아버지 최씨가 김 전 차관에게 3000만원이 넘는 향응과 접대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단 조사를 받았고, 이런 과정에서 회사 1, 2대 주주가 최모씨의 두 아들이었던 것. 주주총회에서 의결권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최정훈이 지목되자 그는 25일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잔나비를 결성할 때인 2012년께 아버지 사업이 실패했다. 이후 사업 재기를 꿈꾸는 아버지 요청으로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명의를 드렸다. 제 명의 주식에 대한 투자 금액은 1500만원”이라고 해명하며 “제가 아는 사실은 아버지와 그 사람(김학의)이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까이 지내던 친구 사이였다는 거다. 저는 그 사람으로 인해 어떠한 혜택조차 받은 적이 없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소박한 일상을 공개했던 최정훈이었기에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외에도 최정훈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온라인상에서 추가로 제기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26일 경향신문은 김 전 차관 관련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의 말을 빌어 “최정훈과 관련해 우리가 수사하는건 전혀 없다. 최씨 아들이 가수인 것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공연 중 눈물→대학축제 섭외 취소까지, 논란의 여파

연이은 논란과 해명, 그후 잔나비의 선택은 그럼에도 관객과의 약속은 지키겠다는 방향이었다. 잔나비는 25일 경주에서 진행된 ‘한수원 페스티벌 2019’에 참석했다. 유영현 없이 4인조로 오른 잔나비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중은 싸늘하게 받아들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밴드가 눈물을 보일 이유가 없다는 것. 이어서 예정됐던 스케줄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당초 잔나비는 오는 31일 숙명여대 축제무대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총학생회 측에서 계약을 해지했다. 숙명여대는 “축제의 목적이 퇴색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잔나비는 이외에도 다양한 대학교 축제무대에 오를 예정이지만, 대학가에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의 여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페포니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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