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23322672
제공 | 대한축구협회

[비엘스코-비아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강인(18·발렌시아)의 재능을 제대로 확인할 시간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16강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다.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잘 치르면 이어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전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대인 포르투갈은 지난해 월드컵 예선을 겸한 유럽축구연맹(UEFA)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우승팀이다. 이미 개막 전부터 프랑스, 아르헨티나와 함께 대회 우승후보로 손 꼽힐 정도로 전력이 탄탄하다. 이미 유럽 주요 리그에서 데뷔해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전망이다.

첫 경기의 열쇠는 이강인이 쥐고 있다. 이강인은 정정용호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다. 이강인의 바이아웃(이적허용금액)은 8000만 유로(약 1063억원)에 달한다. 발렌시아 유스팀에서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성장한 만큼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시장가치도 675만유로(약 90억원)으로 한국 선수들 중에서 가장 높다. 10대지만 이미 스페인 명문 클럽 발렌시아에서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 3월에는 A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2001년생으로 1999년생 형들에 비해 두 살 어리지만 실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 세계도 이강인의 플레이에 주목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FIFA는 폴란드에서 주목할 선수 10명을 꼽았는데 그 중 이강인이 포함됐다. 월드컵에 참가하는 24개국 총 504명의 선수들 중 상위 10명 안에 들어갈 만큼 인지도가 높다. FIFA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매체에서 월드컵 스타로 이강인을 꼽고 있다.

이강인은 전술적으로도 키플레이어다. 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나설 계획이다. 일단 수비에 집중하다 공을 빼앗으면 한 번에 빠른 역습으로 나가는 작전이다. 이강인은 3-4-1-2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연결고리 구실을 해야 한다. 이강인이 얼마나 정교하게 빠르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느냐에 따라 공격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이강인 개인에게도 중요한 대회다. 이강인은 월드클래스가 될 재목으로 꼽힌다. 포르투갈에는 이강인만큼, 혹은 이강인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에이스인 주앙 펠릭스(벤피카)는 빠졌지만 이강인보다 시강가치가 높은 선수가 6명이나 된다. UEFA U-19 챔피언십 득점 1위에 오른 공격수 조타(벤피카)와 트힌캉(스포르팅브라가), 중앙 미드필더 제드송 페르난데스와 플로렌티노 루이스(이상 벤피카), 측면 수비수 디오고 달로트(맨체스터유나이티드), 장신 스트라이커 하파엘 레앙(릴) 등은 이미 포르투갈과 프랑스, 잉글랜드 등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들이다. 이강인이 이들과의 경쟁에서 싸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이강인은 올 여름 발렌시아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발렌시아에서는 출전 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임대든 완전이적이든 지금보다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월드컵 활약에 따라 행선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강인에게도 의미가 크다.

분위기는 좋다. 이강인은 마지막 리허설로 치른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특유의 정확한 왼발슛으로 멋진 골을 만들었다. 에이스로서 골 맛을 보며 자신감을 갖고 월드컵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강인은 “우승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갖고 대회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포르투갈을 넘으면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다. 이강인의 진가를 확인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