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닥터프리즈너_종영인터뷰(7)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15년 넘게 미국에 살다 오직 연기를 위해 혈혈단신으로 한국에 온 박은석은 연극과 방송을 오가며 존재감 있는 배우로 성장 중이다.

수목극 왕좌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둔 KBS2 ‘닥터 프리즈너’. 극 중 박은석은 태강그룹 둘째 아들 이재환으로 분해 극강의 안하무인 재벌2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분노 유발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차가워 보이지만 소위 ‘악동끼’가 있어보이는 페이스 때문에 박은석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 드라마에서 주로 악역을 맡아 왔다. 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법하지만 박은석은 여유로운 배우였다. 그는 “배우에게 소비될 수 있는 이미지가 있단 것 행운이라 생각한다. 확실한 컬러가 하나라도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말하며 웃었다.

활발한 드라마 활동 외에도 박은석은 지난 2012년 ‘옥탑방 고양이’부터 ‘햄릿’ ‘클로저’ 등으로 연극계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박은석은 오는 21일 개막하는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주연으로 오는 29일 첫 공연에 오를 예정이다.

무대위와 안방극장 각각 어떤 매력이 있냐고 묻자 “무대는 즉각적인 반응을 바로 보고 느끼고 똑같은 작품이어도 매일매일 다르게 흘러가는게 연극의 매력이다. 방송은 실수를 해도 여러 번 시도할 수 있고 연기하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라며 “날 것의 매력과 조금은 포장된 모습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박은석]닥터프리즈너_종영인터뷰(6)

박은석은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가족과 다함께 이주해 패션전공을 한 박은석은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을까. 그는 “연기는 어머니가 먼저 제안하셨다. 제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하셨던 거 같다”며 “맨해튼에서 연기학원을 다니다가 22살 연기자가 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너무 막연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영어라 영어 강사를 하다 운이 좋게 2006년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7살에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에서 15년을 산 박은석에게 한국말로 연기하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언어발달 시기에 영어를 배워서 한국말을 거의 못 했다. 오디션을 봐도 버터 발음이라며 떨어지기 일쑤였다. 감독님들이 차라리 제가 혼혈이면 용납이 되지만 한국인 얼굴에 이런 발음이면 전 배우를 못 한다고 못박으시더라.”

이에 박은석은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파격적인 결정에 부모님이 만류하시기도 했지만 그의 열정을 말리진 못했다. “군대에서 사람들이랑 지지고 볶는 2년 동안 한국말이 정말 많이 늘었다. 군대가 사회의 압축버전이지 않나. 한국말은 물론 한국 사회, 문화, 정서 등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는 “주로 장르물 해왔는데 ‘로맨틱코미디’를 해도 재밌을 거 같다. 조금 촐싹대는 역할”이라고 웃으며 “공포물도 재밌을 거 같고, 액션도 재밌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박은석은 쉬는 날엔 온종일 자전거를 타며 지낸다고 했다. “자전거를 탈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든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머리가 정리가 된다”며 그만의 힐링법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냐는 질문에 고민하던 박은석은 “예측할 수 없는 배우,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제이에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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