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201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열렸다.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2014. 4.23.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아쉽게 대기록은 놓쳤지만 충분히 진가를 증명한 투구였다.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완봉승의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갔다.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놓고 노히트 노런에는 실패했으나 단 하나의 안타와 볼넷만을 허용하며 8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시즌 5승을 달성했고 1점대 방어율 재진입도 이뤘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 홈4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116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1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방어율을 1.72까지 낮춘 류현진의 철벽투로 다저스는 6-0 승리를 거뒀다. 전날 경기서 완패를 당하며 홈 4연전 루징시리즈 위기에 처했으나 류현진이 반격 선봉장에 서며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시작부터 변화무쌍한 볼배합이 돋보였다. 1회초 아담 이튼을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아 투수 땅볼, 브라이언 도지어를 컷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후안 소토를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초에는 앤서니 랜돈을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커트 스즈키에게 던진 몸쪽 컷패스트볼은 3루수 저스틴 터너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그리고 제라도 파라에게 과감하게 한 가운데 체인지업을 던져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이 초반부터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자 다저스 타자들은 2회말 정교한 팀플레이로 화답했다. 첫 타자 코디 벨린저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알렉스 버듀고가 2루 땅볼 진루타를 쳤다. 1사 3루에서 코리 시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선취점을 올렸다.

류현진은 3회초에 더 정교한 투구를 선보였다.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던지며 마음껏 타이밍을 빼앗았다. 윌머 디포를 컷 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 마이클 타일러를 92마일 직구로 헛스윙 삼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컷패스트볼로 2루 땅볼 처리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퍼펙트 행진은 4회초에 끊겼다. 류현진은 첫 타자 이튼을 1루 땅볼로 잡았으나 도지어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시작한 홈 8연속경기 무볼넷 행진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출루를 내줬으나 흔들리지는 않았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소토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랜돈을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노히트는 이어갔다.

다저스 타선은 4회말 다시 한 번 응집력을 발휘했다. 1사후 타석에 선 저스틴 터너가 중전안타를 쳤고 벨린저도 중전안타로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벨린저의 중전안타에 터너가 과감히 3루까지 질주해 세이프됐고 벨린저는 중견수가 3루로 송구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2루까지 내달렸다. 단숨에 2사 2, 3루 찬스를 만든 다저스는 버듀고의 크게 바운드된 2루 땅볼에 터너가 홈을 밟아 2-0으로 리드폭을 넓혔다.

류현진은 5회초 삼자범퇴로 지난 이닝 볼넷을 허용한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었다. 그리고 5회말 타석에선 완벽한 번트로 주자를 진루시켰다. 1사후 러셀 마틴이 우전안타를 쳤고 1사 1루에서 류현진은 더할나위없는 번트로 마틴을 2루로 보냈다. 하지만 류현진의 번트가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스트라스버그는 피더슨에게 볼넷을 범해 흔들리는 듯했으나 먼시를 1루 땅볼로 잡아 5회말을 마쳤다.

6회초 타일러를 삼진으로 잡은 뒤 노히트 행진에 위기가 찾아왔다. 투수 스트라스버그에게 던진 직구가 우전안타성 타구로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우익수 벨린저가 빠르게 공을 잡아 1루도 던졌고 1루 포스아웃이 선언됐다. 워싱턴이 챌린지를 요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으며 우익수 땅볼이라는 진귀한 장면과 함께 노히트가 이어졌다. 류현진은 이튼을 2루 땅볼로 잡아 6회초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7회초 다시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랜돈에게 큰 타구를 허용했으나 좌측 펜스 앞에서 타구가 잡혔다.

진격하던 류현진은 8회초 1사후 멈추고 말았다. 파라에게 2루타를 허용해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두고 노히트에 실패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디포의 기습번트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했고 타일러를 10구 승부 끝에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8회말 코리 시거의 만루포로 6-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9회초 마무리 켄리 젠슨이 등판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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