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류현진이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9.4.9. 세인트루이스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투구 내용은 빼어났다. 특유의 제구력과 볼배합을 고스란히 펼쳐보이며 12일 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다만 MVP를 넘지 못했다. 빅리그 100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류현진(32·LA 다저스)이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선발승에는 실패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내전근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이날 92개의 공을 던지며 5.2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했다. 시즌 방어율은 3.10이 됐다.

옐리치 한 명에게 당했다. 옐리치를 상대한 타석 외에는 순조롭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3회까지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크게 두면서 밀워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80마일 후반대 직구와 80마일 초반대 체인지업으로 1회말부터 삼자범퇴를 달성했다. 2회말 2사 1, 2루 위기에 빠졌지만 올랜도 가르시아의 타구가 2루수 크리스 테일러 정면으로 향하며 실점을 피했다. 3회말 로렌조 케인을 시작으로 밀워키 타선이 한 바퀴 돌자 구속을 끌어 올렸다. 직구 구속이 90마일 초반대까지 올랐고 케인을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문제는 케인 다음이었다. 옐리치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체인지업이 낮게 가라앉지 않으며 옐리치의 배트 중심에 맞았다. 4회부터는 볼배합에도 변화를 줬다. 컷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였다. 5회말 첫 타자 매니 피나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루 위기와 마주했지만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처리해 쉽게 위기를 탈출했다. 하위타선에는 직구 위주의 정면승부, 세 번째 맞이한 케인에게는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마운드를 지켰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눈앞에 둔 류현진은 옐리치에게 다시 가로 막혔다. 옐리치에게 던진 초구 커브가 솔로포로 연결됐다. 초구부터 커브를 던지는 전혀 다른 볼배합을 시도했으나 옐리치는 커브를 가볍게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후 류현진은 2아웃까지 잡았으나 헤르난 페레즈에게 실투를 범해 우전안타를 맞았다. 결국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사 1, 2루에서 류현진을 교체했다. 류현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딜란 플로로는 피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 류현진의 주자를 묶었다.

류현진을 압도한 옐리치는 지난해 내셔널러그 MVP를 수상한 리그 최정상급 외야수다. 옐리치는 이날 경기 전까지 11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 부문 선두를 달렸다. 이날 6회까지 홈런 2개를 추가하며 2년 연속 MVP 수상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 전까지 6연승을 질주한 다저스는 타선이 밀워키 투수진에 봉쇄당했다. 밀워키 선발 투수 체이스 앤더슨에게 안타 하나만 기록했고 앤더슨 다음에 등판한 좌완 알렉스 클라우디오에게도 고전했다. 류현진은 1점도 지원받지 못한 채 패전위기에 처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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