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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전 동점포 주인공 도니 판 데 비크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토리노 | 한지훈통신원

[토리노=스포츠서울 한지훈통신원]“사진도 찍지 마세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가 네덜란드 다크호스 아약스에 홈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도 혼란스러웠다. 많은 취재진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유벤투스 선수들의 표정을 담고 메시지를 듣고자 했으나 불가능했다. 구단 직원들이 먼저 나서 “인터뷰 금지, 사진 금지”를 외치고 다녔다. 호날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거의 뛰는 것처럼 빠르게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말도 걸지 말아달라. 그냥 지나갈 것이다”는 주문도 구단에서 나왔다. 다른 유벤투스 선수들도 비슷했다. 이날 경기장은 후반 22분 마타이스 데 리트가 역전 결승골을 넣은 뒤부터 쥐죽은 듯 조용했다. 결국 아약스는 2-1로 이겼고 합계 1승1무로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믹스트존은 이내 연주황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아약스의 어린 선수들 차지가 됐다. 아약스 구단도 재미있었다. “네덜란드어로만 인터뷰를 하겠다”며 네덜란드 기자들을 먼저 불러모았다. 이어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달레이 블린트, 덴마크 출신 라세 쇠네, 카메룬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 등이 나중에 영어로 질의응답을 몇 마디 하고는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기쁘지만 홈팀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아약스는 18일 열리는 토트넘-맨시티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블린트는 “토트넘이든 맨시티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편하게 두 팀 경기를 볼 것”이라며 “개인적으론 토트넘에 네덜란드 선수들이 있고, 예전에 같이 뛰던 동료들도 있어 토트넘과 대결하길 바란다. 그러나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여유 있는 답변을 내놨다. 뒤집기골의 주인공 데 리트는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유벤투스까지 원정에서 이겨 자신감이 가득하다. 누가 와도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 비원을 이루기 위해 호날두를 데려왔던 유벤투스의 2018~2019시즌이 사실상 막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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