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재킷
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사진출처=PGAtour.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떠올리니 감정이 몰려왔다.”

드라마 같은 현실이다.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따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굴곡진 인생을 돌아보며 환희를 만끽했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자아주 오거스타에 위치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내린 제83회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2005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5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따낸 우즈는 2008년 US 오픈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우승 감격을 누렸다. 그는 우승 직후 외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마스터스에 다시 출전했다는 사실 자체가 행운이었다. 그 전 시즌의 챔피언스 디너 때는 걷기도 힘들었다”며 오랜 부상에 시달렸던 과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종일 코스를 도는 것에만 전념하려고 애썼다. 마지막 퍼트를 하고 나서는 내가 무엇을 한 것인지는 몰랐고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며 감격했다.

이날 우즈가 우승을 확정한 뒤 딸 샘 알렉시스, 아들 찰리 악셀과 포옹한 우즈는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1997년에는 아버지와 함께였는데 지금은 내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며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도 얘기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일을 겪어 더 감격적인 순간이다. 잠을 자지도 걷지도 못했던 시기도 있었다. 다시 골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며 “이번 마스터스는 커리어 최고의 우승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트로피
타이거 우즈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출처=PGAtour.com

실제로 US오픈에서 우승한 직후 악몽이 시작됐다. 2009년 11월 섹스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우즈의 명성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스캔들 이후에는 지루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4년초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실패 등으로 2017년까지 네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2017년 5월에는 약물 양성 반응으로 또 한 번 이미지를 실추했다. 우즈는 “허리 부상, 불면증 등의 치료를 위한 처방 약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벌금 250달러, 1년간 보호 관찰, 사회봉사 50시간의 처벌을 받았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다시 정상에 오른 우즈는 “최근 몇 년간 마스터스에도 나오지 못할 정도였는데 1997년 첫 우승 이후 22년이 지난 올해 다시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이번 우승은 나에게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재기를 확신했고 우승이라는 결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향해 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2005년 이후 14년이 지난 올해 마스터스 왕좌에 복귀한 것은 이부문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61년 이후 13년 만인 1974년에 다시 우승한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갖고 있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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