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3번 홀에서 세컨샷을 하고 있다
김시우.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김시우(24·CJ 대한통운)는 과연 그린자켓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김시우가 그림 같은 홀인원으로 마스터스를 앞두고 샷 감각을 확실히 끌어 올렸다.

김시우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AT&T 오크스 코스(파 72·7522야드)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16번 홀(파3·167야드)에서 환상의 홀인원을 장식했다. 9번 아이언을 선택해 과감하게 공략했고 홀 앞에서 두 번 튀어 빨려 들어갔다. 2016년 8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라운드 5번 홀(파3·217야드) 이후 모처럼 짜릿한 홀인원을 기록한 김시우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클럽을 내던지며 환호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김시우는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2라운드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켜냈다. 지금 기세라면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PGA 투어 우승 이후 2년 여 만에 왕좌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김시우는 “첫 이틀이 아주 좋았다. 모든 것이 잘 됐고, 컨디션도 아주 좋다. 현재 상태를 유지해 이 기분을 주말까지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홀인원 상황에 대해 “제 샷이 드로우인데 핀 위치가 오른쪽이고, 그 오른쪽에는 벙커가 있어서 벙커의 왼쪽 끝을 노리고 쳤다. 바람이 제때 잘 불어줬고, 9번 아이언 선택도 완벽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공이 그린을 맞은 것은 알았지만 들어가는 걸 직접 보진 못했다. 환호를 듣고 알았다. 이런 환호는 처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선두권을 달릴 때 홀인원을 기록한 건 처음이라는 그는 “보통 후반에는 리더보드를 확인하는데, 선두라는 것을 확인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버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공격적으로 경기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며 남다른 멘탈을 과시했다.

이날 1번 홀에서 출발한 김시우는 5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홀 1.2m가량에 붙여 첫 버디를 낚았고, 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 두 타를 줄였다. 후반 12번 홀(파4) 그린 가장자리에서 보낸 7m 가까운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고, 14번 홀(파5)에서 버디 하나를 더 보태 기세를 올렸다. 이어 16번 홀에선 멋진 홀인원으로 2위권과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홀인원의 흥분 탓인지 17번 홀(파4)에서는 티 샷이 벙커에 빠졌다. 세컨드 샷 마저 그린까지 올라가지 못했지만, 세 번째 샷을 홀컵에 붙여 파 세이브를 해냈다.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최고 스타로 꼽히는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8언더파 136타)를 비롯한 6명의 공동 2위가 김시우를 4타 차로 뒤쫓았다. 이경훈(28)도 2라운드 5타를 줄여 공동 2위에 합류했다. 안병훈(28)은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적어내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루키 임성재(21)와 맏형 최경주(49)는 나란히 공동 48위(2언더파 142타)에 자리했다. 강성훈(32)이 컷 통과 기준이 된 1언더파 143타, 공동 61위로 2라운드를 마쳐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가 모두 주말 경기를 치르게 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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