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텍사스 2번타자 겸 우익수 추신수가 첫타석에 이어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승리를 견인했다. 2017.08.03.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감독의 발언과 정반대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은 물론 지난달 31일(한국시간) 경기 후에도 분명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신수(37·텍사스)의 이름은 없었다. 올시즌을 포함해 초대형 계약 종료까지 2년 남은 가운데 텍사스 구단과 추신수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대로라면 개막전 선발 라인업 제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31일 경기 후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를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 넣겠다고 밝혔다. 당시 우드워드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좌타자인 추신수와 우타자인 헌터 펜스가 플래툰 시스템의 적용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다음 경기에서 좌완을 상대한다. 추신수는 다음 경기에 출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1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우드워드 감독은 공언했던 것과 다르게 컵스 좌완 선발투수 콜 해멀스에 맞서 펜스를 지명타자로 출장시켰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기 마련이다. 텍사스는 2일부터 4일까지 휴스턴과 홈 3연전, 5일부터 8일까지 LA 에인절스와 원정 4연전을 치른다. 로테이션상 텍사스는 휴스턴과 3연전에서는 우완 선발투수만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브래드 피콕, 저스틴 벌렌더, 게릿 콜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 기간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를 주전 리드오프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우드워드 감독의 발언이 신뢰를 얻기 위해선 추신수는 지난달 31일 우완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1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던 것처럼 휴스턴과 3연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진짜 시험대는 에인절스와의 4연전이다. 에인절스는 4연전 세 번째 경기가 열리는 오는 7일에 좌완 타일러 스캑스를 선발 등판시킬 계획이다. 추신수가 이날 경기 전까지 활약했음에도 또다시 플래툰을 적용 받아 라인업에서 빠진다면 사실상 텍사스 구단은 추신수와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텍사스는 시즌 개막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와 추신수 트레이드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텍사스가 샌프란시스코에 추신수를 보내고 매디슨 범가너나 마크 멜란슨을 받는 트레이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전성기가 지나고 연봉이 높은 선수끼리 맞교환하는 트레이드가 추진됐던 것이다. 추신수는 2020시즌, 범가너는 2019시즌, 멜란슨은 2020시즌까지 현 소속팀과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추신수 트레이드는 구단의 결정 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추신수는 2014년 겨울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면서 트레이드 거부권을 넣었다. 추신수가 트레이드를 원치 않는 10개의 구단을 지정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와 샌프란시스코가 카드를 맞춰도 추신수가 10개 구단 안에 샌프란시스코를 넣으면 트레이드는 성립되지 않는다.

연봉이 얼마가 됐든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야 가치를 발휘한다. 텍사스 구단이 의도적으로 추신수를 라인업에서 제외하면 추신수도 결국에는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한다. 최근 추신수를 배제하는 텍사스 구단의 움직임이 우드워드 감독의 계획이 아닌 존 다니엘스 단장의 의도라면 언제라도 트레이드가 이뤄질 수 있다. 추신수로 하여금 트레이드 거부권을 풀게 해 이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차피 텍사스는 올시즌 우승을 바라보지 않는다. 리빌딩이 진행 중인 만큼 추신수가 아닌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게 팀을 신속하게 리빌딩하는 데 도움이 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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