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서동원 베개
평소 목이 불편했던 자신이 베고 싶은 베개를 만들었다는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 전문의가 환자를 위한 기능성 베개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들었던 스쳤던 생각은 두 가지다.

“의사가 베개 장사까지”하는 곱지 않은 시선, 반대로 “전문의가 개발한 베개라니 확실히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불편한 목 때문에 베개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의심보다는 기대감이 앞섰다. 분당 바른세상병원의 서동원 대표원장을 찾아간 이유다.

“의심을 하는 분들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평소 목 통증으로 고생하는 나를 위한 베개다. 또 목이나 어깨통증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많은 사람이 베개 선택을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결심을 굳혔다. 의사로서 환자들 통증을 개선해주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베게를 만들어 보는 것도 치료 못지않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닥터 서동원 베개(SUH pillow)’가 탄생한 배경이다.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복수 전문의로 다년간 수많은 유형의 근골격계 질환자들을 치료해온 서동원 원장은 베개 개발을 위해 전문 연구팀을 꾸려 2년간의 연구와 임상실험을 했다. 진료 환자들의 생활습관과 사용하는 베개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이를 통해 최적의 베개 높이와 목의 C자 곡선을 찾아냈다. 또 옆으로 누웠을 때 어깨와 귀눌림을 방지하기 위해 귀와 어깨선 높이의 평균을 내서 가장 적합한 수치를 파악해 베개의 양쪽 높이를 조절한 뒤 마침내 최근 제품 출시에 성공했다. 베개 재료는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고밀도 저탄성 메모리폼’을 사용했다. 그는 명품을 빚는 장인처럼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달았다. 제대로 된 베개를 만들었다는 자신감에서다.

서동원 배개의 원리는 ‘체형교정’이다. 바른 자세로 숙면을 유도해 목 통증을 줄이고 거북목(일자목) 등을 예방하고자 했다. 그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베개를 사용하는 것은 목뼈에 부담을 주고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 원인이다. 잘못된 자세는 경추를 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척추가 틀어지고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면서 “평소 뒷목이 자주 뻣뻣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거나 지속적인 통증 치료에도 목 통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재발된다면 자신의 베개와 수면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아무리 비싼 베개라도 높이와 곡선이 경추선(목뼈의 C자 곡선)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라고 말했다.

올바른 수면 자세는 바로 누웠을 때 경추의 곡선이 제대로 유지되고 옆으로 누웠을 때 경추와 흉추가 일직선이 되어 어깨 눌림이 없는 자세다. 서동원 원장은 “수면 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C자 경추 곡선을 교정하여 통증을 예방할 수 있고 편안한 숙면으로 인해 척추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느라 시간을 보낸다. 그 긴 시간 베개를 활용해 자세를 교정하면 목 질환을 예방할 뿐더러 나아가 치료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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