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재성, 사랑해요...붉은 악마...
축구대표팀의 이재성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팬들을 향해 손하트를 만들어보이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이재성이 아시안컵에서의 아쉬움을 골로 달랬다.

이재성에게 콜롬비아전은 중요했다. 이재성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벤투호의 첫 경기였던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는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벤투 감독에게 선물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는 필리핀전에서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8강 카타르전까지 벤치를 지켰다. 마음의 짐이 컸다. 아시안컵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진 채 이번 대표팀 소집에 응했다. 예열은 소속팀 홀슈타인 킬에서 마쳤다. 지난달 7일 복귀전을 치른 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몸 상태를 끌어 올렸다. 팀 상황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도 소화하면서 공격 본능을 키우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아시안컵까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이재성은 이 전술에서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를 오가면서 활약했다. 하지만 4-2-3-1의 측면 자리에는 전형적인 윙어가 필요했다. 비교적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이재성에게는 완벽하게 맞는 옷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벤투호는 지난 22일 볼리비아전부터 이번 콜롬비아전까지 두 경기 모두 4-1-3-2(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네 명의 미드필더가 다이아몬드를 이뤄 포진했다. 양쪽 측면에 서는 두 명의 미드필더는 중앙과 측면을 폭넓게 오가면서 공격을 도와야 하는데 이재성에게는 안성맞춤의 자리였다.

콜롬비아전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낙점받은 그는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때로는 황인범과 호흡을 맞추면서 중앙을 공략했고 때로는 오른쪽 사이드라인까지 가서 측면 공격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기민해 보였던 움직임은 후반전 열매를 맺었다. 콜롬비아의 추격골로 1-1로 균형을 이룬 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재성은 콜롬비아의 수비수를 앞에 두고 페널티박스 정면 쪽으로 드리블하면서 슈팅 각도를 만들었다. 콜롬비아 수비수들의 마크가 헐거워진 순간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그의 발은 떠난 공은 이반 아르볼레다 골키퍼의 손을 지나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을 확인한 그는 환하게 웃으며 동료들과 골을 자축했다.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듯한 웃음이었다.

daery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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