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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파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포메이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를 앞두고 포메이션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거의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3백을 쓰기도 했지만 실험 차원이었다. 전술과 전형, 선수 기용 등 모든 면에서 보수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2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벤투 감독은 새로운 카드로 선수들을 조련했다. 이날 30분 공개 훈련으로 드러난 전형은 4-1-3-2, 혹은 다이아몬드 4-4-2였다. 주전조로 볼 수 있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팀에 손흥민과 지동원이 투톱을 구성했다. 손흥민에 위에 서고 지동원이 섀도우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였다. 2선에는 왼쪽부터 백승호, 이재성, 권창훈이 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정민이 자리했다. 이 포지션은 원래 정우영이 붙박이인데 그는 감기 기운이 있어 이날 훈련에 불참했다. 수비는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철과 김문환이 좌우 풀백으로 나섰고, 권경원과 김민재가 센터백을 맡았다. 골키퍼는 김승규였다. 조끼를 입지 않은 비주전조도 같은 포메이션으로 훈련했다. 벤투 감독은 훈련 도중 진지하게 선수들에게 움직임을 설명했다.

변화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 체제에서 7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후 A매치 득점이 없다.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펄펄 날다가도 대표팀에만 오면 침묵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포지션 변경, 그리고 투톱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윙어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미드필드 좌우에 선 백승호와 권창훈은 원래 중앙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전형적인 윙어가 아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다이아몬드 4-4-2에서의 움직임을 알아야 한다. 이 포메이션에서는 측면에 주로 중앙 미드필더들이 선다. 직선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연계 플레이를 하는 게 이 전형의 키워드다. 과거 기성용이 스완지시티에서 뛸 때 자주 이 포메이션에서 뛰었다. 투톱 중 한 명이 사이드로 빠지거나 풀백이 높이 올라와 측면을 채우는 대신 미드필더는 중앙으로 파고 드는 방식으로 공격을 시도한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와 권창훈, 이강인, 이승우 등에게 이 기능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만 배치하기 때문에 4-2-3-1과 비교하면 더 공격적이다. 미드필더 한 명이 빠지고 공격수 한 명이 더 들어가는 원리다. 벤투 감독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4-2-3-1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경기가 많았다. 한국에는 공격적인 재능이 좋은 미드필더들이 많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4-4-2는 시도할 만한 카드다. 9월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을 만나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전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반전이 필요한 벤투 감독의 비밀무기가 될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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