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어머님, 사과는 끊어지지 않게 깎아야 저처럼 예쁘고 섹시한 딸을 낳을 수 있어요." 한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사과깎는 모습을 보이며 건넨 말입니다. 이어 시어머니에게 춤을 추며 다가가기도 하죠. 절대 웃지 않고 태연하게, 하지만 분위기만큼은 당장 웃음이 새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유쾌합니다.


이 엉뚱한 영상의 주인공은 유튜브 '에나 스쿨'의 개그우먼 황신영(28), 대만 한복판에서 '오나나나' 춤추기, 갈매기 불러오는 방법, 미용실에서 노래부르기 등 타이틀만 봐도 범상치 않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유의 인싸력으로 콘텐츠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게 만듭니다.


황신영은 인플루언서 광고대행사 대표로 있는 남편 안수현 씨와 상부상조해 더욱 날개를 달게 됐습니다. 유튜버 관련 마케팅, 콘텐츠 작업 등을 하는 남편 덕분에 종종 아이디어도 제안받곤 하죠. 또한 황신영이 즉흥적으로 콘텐츠를 남기고 싶어할 때 바로 지원사격해주는 사람도 남편입니다. 남편이 찍는 영상이 비교적 많은 것도 이 때문이죠. 영상 중간중간 남편의 웃음소리가 나오는 것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2013년 KBS 28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댄수다' 코너로 이름을 알렸지만 잠시 모습을 감췄고, 이윽고 다시 대중에게 나타났을 때 황신영은 이미 SNS 스타였습니다. 핫한 크리에이터가 된 황신영을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더에스엠씨 빌딩에서 만나봤습니다.


Q. 개그맨 활동 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유튜버로 다시 활약중이에요.


'개그콘서트'에서 '댄수다'를 1년 반 정도 했고, 그 후 1년은 지나가는 행인이나 동물 역할을 했어요. 이때 슬럼프가 왔어요. 제가 개그맨 시험을 단 한 번에 붙은 거라, 쉽게 가서 그랬는지 어려움이 따랐어요. 무용 전공자라서 개그 세계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고요.


그래서 휴학했던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됐고 이때 남편을 만났어요. 제가 너무 웃기니까 유튜브할 생각 없냐고 제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는데 많이 좋게 봐주고 계세요.


Q. 남편은 누구보다 1인 미디어 흐름을 잘 알 것 같아요. 최고의 파트너네요.


올해 초부터 남편 회사 소속으로 일하게 됐어요. 서로 윈윈이죠.(웃음) 광고가 들어오면 저도 벌고 남편도 벌고요. 2017년 4월에 만나 그해 12월에 결혼했어요.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정했고 예식장을 예약했네요. 같이 일하면서도 거의 싸울 일이 없어요. 제가 화를 내면 냈지 남편이 화를 못내는 성격이에요.


Q. 남편 안수현 씨에게도 질문드릴게요. 많은 영상에 웃음소리로 찬조 출연 중이에요. 아내를 매일 봐도 웃긴가요?


안수현: 제 웃음소리가 웃기다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이런 반응을 보니 의식이 되는 부분도 있는데, 막상 찍을 때 웃기면 못 참는 편이라 그냥 웃어요. 원래 웃음이 헤프기도 하고요.(웃음)


Q. 황신영 씨 카메라 밖 모습이 궁금해요.


안수현: 영상 찍을 때는 재미있게 찍어야 하니 텐션이 올라가 있어요. 하지만 24시간 그럴 순 없죠. 진중할 때도 많고 무엇보다 저를 많이 챙겨줘요. 제가 꼼꼼한 편이 아니라 늘 도움을 받아요.


Q. '혀로 노래하기', '차이나 타운에서 비밀작전하기' 등 기발한 콘텐츠가 많아요. 즉흥적인 편인가요? 아니면 계획 아래 탄생하는 건가요?


3분의 1 정도는 즉흥적으로 해요. 예를 들어 길 가다가 분수대가 나타나면 "아 발레를 해야 할 것 같다. 안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웃음) 그러면 남편에게 찍어달라고 요청 하는 거죠. 나머지는 기획하는 편이에요. 거의 일상생활 속에서 기발하게 찍으려고 노력해요. 설거지를 하다가 클럽 춤을 춘다든지, 장 보다가 스트레칭을 한다던가요. 이런 게 친근감을 드리는 것 같아요.


Q. 아버지, 시어머니 앞에서 춤을 춘다거나 유쾌한 모습으로 인싸력을 뽐내곤 해요. 영상에선 두 분 다 무던하시던데 평소 반응은 어떤가요?


영상과 비슷해요.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셔서 그런지 그러려니 하세요.(웃음) 시어머니는 원래 조용한 편이시고 얼굴 노출이 안되길 원하셨는데, 남편이 출연해달라고 설득했어요. 이젠 오히려 영상이 어땠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세요. 처음 제 모습에 놀라기도 하셨지만, 제가 하도 그러니까 이젠 더해보라고 하세요.


Q. 채널명 '에나 스쿨' 뜻이 궁금해요.


제가 국립국악고 무용과를 나왔거든요. 무용 연습할 때마다 그냥 "원, 투"하기 그래서 "에나 원, 에나 투"라고 했어요. 매일 그러니까 친구들도 따라 했고 제 입에도 그 말이 붙었더라고요. 그리고 나중에 '에나 스쿨'이라는 이름으로 댄스학원을 차리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에나 스쿨'이라고 지었어요.


Q. 영상 속 신영 씨 모습은 특급인싸같아요. 긍정 매력을 전파할 수 있는 나름의 비법이 있나요?


저 역시 슬플 때도, 우울할 때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해요. 어머니가 웃음치료사이시거든요. 늘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는 걸 보여주셔서 그런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저희가 세 자매인데 어렸을 때 매일 밤 10시 부모님이 거실로 모이게 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다 얘기해보자"고 하셨어요. 털어놓고 나면 부모님이 "이렇게 하면 되지"라고 답안을 제시해주니 안 좋은 일이 있었어도 하루가 재미있게 마무리됐죠.


Q. 배우 김서형 씨가 'SKY 캐슬' 수많은 김주영 패러디 중에서, 황신영 씨 성대모사를 최고로 꼽았어요. 게다가 영상 보고 직접 따라 하기도 하셨다고.


저도 놀랐어요. 제 인스타그램에 김주영 패러디 영상을 누군가 퍼가서 누군가 싶었는데 진짜 김서형 씨었어요. SNS 파급효과가 진짜 크다는 생각이 들었죠. 원작자가 인정해주니 기분이 좋고 묘했어요. 덕분에 광고도 찍었어요. 아, 돈도 벌게 해주셨네요.(웃음) 성대모사는 제 스타일로 비트박스도 좀 넣어서 재해석했어요.


Q. 현재 구상 중인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제가 머지않아 미국 뉴욕을 가는데 뉴욕 한복판에서 오나나 춤춰보기, 뉴욕 현지인들과 댄스 배틀 하기, 노래가 아닌 춤으로 버스킹 공연하기를 생각 중이에요. 외국인들과 소통할 수 있게요. 반응도 궁금하고요. 얼마 전 대만에서 비슷하게 해봤는데 다 자기 할 일 하시더라고요.(웃음)


Q. 사람들에게 '애나 스쿨'이 어떤 존재이길 바라나요?


요즘 삶이 우울할 때도 많은데 제 채널에서만큼은 많이 웃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저는 이거 딱 하나에요. 최대한 웃음을 많이 드리는게 큰 바람이에요.


Q. 기억에 남는 구독자들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어떤 분은 병에 걸려 우울했는데 제 영상을 보고 너무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또 제 채널을 밤새 본다는 메시지도 받았고요. 설거지할 때 저처럼 춤춰보겠다는 분도 있었고, 시어머니와 관계가 안 좋은데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분도 있었어요. 이런 반응을 볼 때마다 '에나 스쿨'을 잘 만들었다 싶어요.


Q. 앞으로 '에나 스쿨'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방송 활동 계획도 궁금해요.


'에나 스쿨'로 계속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보시는 분들도 도전하는 삶을 사실 수 있도록요. 또 긍정의 힘과 웃음을 드리는 것도 목표예요. 방송은 요즘 KBS1 '6시 내 고향', '황금 연못', 홈쇼핑에도 출연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인사드리고 싶어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eun5468@sportsseoul.com, 유튜브 '에나 스쿨' 영상 캡처, 황신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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