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련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이수련에게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바로 청와대 1호 여성 경호원 출신 배우라는 것. 이수련은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대통령경호실에서 경호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오랜 시간 근무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에 “대단한 것이 아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이수련은 “사람이 평생 한 직업만 갖고 살 수는 없다. 그런 타이밍을 자의적으로 조정했다. 이전 이력을 버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을 도전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제 결심에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우려했는데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대신 그것을 놓치지 않게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배우의 꿈을 이전부터 꾸고 있었냐는 질문에 “분명히 마음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전공도 아니고 해왔던 경험도 아니기에 좀 먼 얘기라 생각도 했는데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못할 것은 뭐야’라는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20대로 돌아간다면 배우를 빠르게 시작할 것은 아니다. 그 때도 똑같을 것 같다. 성숙하고 단단해진 그 과정이 있어야 배우란 것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답했다.

지난 2014년 SBS 드라마 ‘피노키오’를 시작으로 연기 활동에 나선 이수련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고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에서 태후 강씨(신은경 분)의 충실한 심복 최팀장 역을 맡아 활약했다.

이수련
배우 이수련. 사진 | 이수련 제공

“감사한 작품”이라 의미를 말한 이수련은 “힘들고 추웠던 과정이었지만 시청자 분들이 많이 봐주셔서 좋았다. 제 이름을 잘 모르시더라도 최팀장이란 캐릭터로 기억해주시고 불러주시더라. 그런 것이 배우의 입장으론 제일 기분 좋고 감사한 작품이다. 저 스스로도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워낙 쟁쟁한 선배님들도 계셨는데 많이 배울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신은경과의 ‘악행 케미’가 돋보이며 극의 재미를 채웠다. 신은경에 대해 “정말 닮고 싶은 선배”라 말한 이수련은 “표정과 눈빛으로 모두 연기를 하신다. 보는 입장에서도 모두가 공감하게끔 만들기 때문에 정말 존경하고 닮고 싶은 연기력의 선배님이다. 최팀장이나 태후가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턴데 사람들이 오히려 덤앤더머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선배님과 가장 붙어있었다. 선배님 같은 비중의 주연은 아니었지만 항상 옆에 나와야 하니 주인공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식사할 때나 이동할 때나 휴식 시간 등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정이 많이 들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이수련은 ‘황후의 품격’을 통해 배우로서 더욱 도약하게 됐다. 그는 “이번에 이수련이란 배우를 알게 되신 분들이 있는데 가장 큰 행복이었다. 일단 연기를 보고 저를 궁금해 하고 캐릭터로 주목 받고 경력을 아시게 된 것이다. 꿈꿨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묻자 “엄청 많다”며 눈을 반짝인 이수련은 “예측할 수 없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동네 백수나 나사 하나 풀린 느낌의 아주머니지만 싸움도 잘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연기를 하며 내 멋있는 모습이 아닌 몰랐던 모습을 찾고 있다. 그런 저를 찾아내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배우 이수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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