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블룸버그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K팝의 대망신이다.

K팝의 인기가 세계적인 만큼 최근 연예계를 들쑤셔 놓은 빅뱅 전 멤버 승리 발(發) 논란은 해외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승리와 정준영 등에 관련된 국내 기사들이 K팝 팬들을 겨냥한 외신들을 통해 ‘스캔들’로 보도되고 있다. 그간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던 K팝이 삽시간에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인 양 비쳐지며 아쉬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승리 NPR

미국 공영 라디오인 NPR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최근 승리 논란 관련 기사를 다루면서 ‘섹스 스캔들이 K팝을 뒤흔든다. 여성에 대한 한국의 인식이 가늠된다’(The Sex Scandals Shaking K-pop and a Reckoning over How South Korea Regards Women)고 비판적인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같은날 블룸버그는 ‘섹스 스캔들 K팝을 휩쓸다’(The Sex Scandal Engulfing K-pop)라는 제목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무대에 오른 K팝이 이제는 섹스와 마약 스캔들에 연루된 K팝 스타로 인해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중화권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K팝 레이블 YG가 승리와 지드래곤 등이 연루된 섹스·마약 스캔들 이후 위기에 빠졌다’(K-pop label YG is literally in crisis after sex and drugs scandals involving Seungri, and G-dragon and others)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특히 이 매체는 “YG 스타들의 잇단 마약 복용 의혹이 회사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로 인해 YG는 일부에서 ‘약국’이라는 조롱까지 듣고 있다”고 전하며 빅뱅의 탑과 지드래곤은 물론 한때 소속 가수였던 박봄의 마약 의혹들을 차례로 거론했다.

이처럼 외신들의 승리 논란 보도가 그동안 K팝을 성원한 많은 팬들을 낯 뜨겁게 만드는 가운데 승리가 포함됐던 빅뱅은 물론 정준영 등과 카카오톡방에서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 용준형, 최종훈, 이종현 등이 줄줄이 팀을 탈퇴하게 되는 사태로 K팝을 이끌던 인기 그룹들도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어 경찰조사를 받게 된 가수도 승리에 이어 최종훈까지 추가하게 됐다.

13일 음주운전 무마 청탁 등 잇딴 의혹이 제기돼 14일 FT아일랜드를 탈퇴한 최종훈은 17일 오전 경찰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를 잘 받았다”고 말한 뒤 불법 촬영 혐의나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하루 전인 16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무려 21시간이라는 긴 시간 조사를 받은 최종훈은 경찰 유착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다 진술했다”고 말하고, 뒤이어 카카오톡 대화방에 언급된 ‘경찰총장’에 대해서는 “관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음주운전 등 범죄 의혹 무마를 위해 금품을 주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다른 청탁도 했느냐’, ‘불법촬영물을 다른 카톡방에도 유통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생일 축하 문자메시지를 누구한테 받았느냐’는 등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승리와 정준영, 최종훈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한 참여자가 ‘옆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 라고 말해 ‘경찰총장’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총장은 경찰조직에 없는 직위로, 해당인물로 확인된 A총경은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A총경은 2015년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하고, 2016년 총경으로 승진한 뒤 이듬해 청와대에 파견돼 민정수석실에서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총경은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는 문제의 카톡방 참여자 중 하나였던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와 친분이 있었고, 유씨를 통해 승리와도 몇 차례 함께 식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16일 본청 과장 A총경을 경무담당관실로 대기발령하고 후임 과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ch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