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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읶메뜨’·‘괄도네넴띤’…언어유희인가, 한글 파괴인가?
최근 유통·식품업계에서 SNS 등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신조어를 활용한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조어가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톡톡 튀는 언어유희가 재미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한글 파괴가 불편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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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읶메뜨’·‘괄도네넴띤’가 뭐기에?…실시간 검색어 ‘화제’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지난 13일 진행한 초특가 행사인 ‘읶메뜨’는 유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하루 종일 화제가 됐다. ‘읶메뜨’는 위메프라는 단어를 비슷한 모양으로 바꾼 것으로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조어 방식이다. 위메프는 이날 ‘읶메뜨 가격 따괴 상뚬 총 출동!’을 콘셉트로 유머를 가미한 제품명을 활용해 초특가 제품을 판매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스피커를 ‘스띠귀’로, 폼클렌징은 ‘똠클렌징’으로, 커피머신을 ‘귀띠머신’으로 제품명의 글자를 변형해 표기했다.
이에 앞서 식품업체 팔도는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선보인 한정판 ‘괄도네넴띤’으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괄도네넴띤’은 팔도비빔면 글씨체가 괄도네넴띤처럼 보인다고 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한 신조어다. ‘괄도네넴띤’은 기존 비빔면과 달리 흰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제품명이 적혀있고 기존 제품보다 5배 매운 것이 특징이다.
출시 직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월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만 하루가 되기 전에 매진을 기록했다. 곧바로 이어진 2차 판매에서도 조기에 판매가 완료됐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품절대란을 일으키자 팔도는 이 제품의 판매처를 오프라인 채널로 확대하기까지 했다. 팔도 관계자는 “‘괄도네넴띤’의 선전은 비빔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제품 출시 당시 원조 비빔면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덩달아 화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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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인터넷 종합쇼핑몰 현대H몰이 토털 리빙 자체브랜드(PB) ‘ㄱㅊㄴ’를 론칭해 눈길을 끌었다. ‘ㄱㅊㄴ’는 고객들이 쇼핑할 때 품질·가격·디자인 등에 있어 긍정적인 감정 표현인 ‘괜찮네’의 초성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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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속 마케팅 효과 ‘톡톡’…노이즈 마케팅·한글 파괴 비판도
유통·식품업계의 이같은 신조어 마케팅은 젊은 층 사이에서 큰 화제를 낳으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한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만물 잡화점인 ‘삐에로 쑈핑 ’, 온라인몰인 SSG닷컴의 ‘쓱’,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딹’ 등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특히 SSG닷컴은 지난 2016년 ‘쓱’ 광고를 선보이며 신조어 마케팅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쓱’ 광고는 SSG의 영문 머리글자를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인터넷 상에 많은 패러디 물이 등장할 정도로 큰 홍보 효과를 누렸다. SSG닷컴은 ‘쓱’ 광고가 화제몰이에 성공하자 지난해에는 모든 자음을 ‘ㅅㅅㄱ’ 으로 변환해 광고모델들이 ‘석! 새각, 소긋’ ‘섯씨구~’ ‘식석갓세’ 등으로 발음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이 말은 각각 ‘헐! 대박, 소름’과 ‘얼씨구~’, ‘신선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글 파괴에 가까운 난해한 언어유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공감을 이끌어 낼 수는 있는 반면, 중·장년층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도깨비’ 언어에 가깝다는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지나친 한글 파괴가 노이즈 마케팅에 불과하다며 불편한 반응도 내비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언어유희가 하나의 놀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보다 젊은 층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으로 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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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팔도, 괄도네넴띤 오프라인 판매 진행-2](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03/14/news/201903140100066090005045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