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U18 대표팀의 이강인이 2일 경기도 파주시 파주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AFC U-19 챔피언십’ 예선 조별리그 한국과 브루나이의 경기에서 공을 몰고있다. 2017.11.02. 취 재 일 : 2017-11-02취재기자 : 김도훈출 처 :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일단 불렀으니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봐야 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를 앞두고 2001년생 유망주 이강인(18·발렌시아)을 전격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기본적인 기량이 좋다. 대표팀에서 어떻게 녹아드는지 확인하고 싶다”라고 선발 이유를 설명했다.

관건은 활용법이다. 이강인은 1군 무대에 데뷔한 지 이제 막 3개월이 지났다. 데뷔 후 줄곧 뛴 자리는 왼쪽 측면이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고집한다. 이강인은 아직 피지컬이 완성되지 않았고 수비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로는 뛰기 어렵다. 그렇다고 포워드 스타일은 아니라 투톱으로 활용하기도 애매하다. 결국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강인을 측면에 배치하고 있다. 이강인은 나름대로 자신의 몫을 하고 있으나 편안한 포지션은 아니다.

이강인은 2군 시절까지만 해도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4-2-3-1, 혹은 4-1-4-1 포메이션의 2선 중앙에서 뛰거나 4-3-3 포메이션에서 공격적인 중앙 미드필더를 담당했다. 발은 빠르지 않지만 공을 지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드리블도 좋고, 좁은 공간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구사한다. 이강인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는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다. 지난해 6월 이강인은 21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툴롱컵에 출전했다. 한국이 조별리그서 전패를 당하며 탈락했으나 이강인은 대회 베스트11 공격형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정정용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의 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 2선 중앙에 배치했다. 이강인은 자신이 가장 편하게 뛸 수 있는 자리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쳤다.

벤투 감독은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이강인은 이 전형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이 자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이 추구하는 패스 축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벤투 감독 부임 후 이 자리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가 없다. 구자철이나 이청용, 황인범 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100% 만족할 만한 활약은 없었다. 만약 이강인이 이 자리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벤투 감독의 고민 하나가 덜어지는 셈이 된다.

측면에 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은 원래 윙어가 아닌 선수들을 종종 사이드에 세웠다. 이재성이 대표적이다. 이재성은 중앙에서 뛰는 데 익숙한 선수지만 벤투 감독 체제에선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했다. 스트라이커인 나상호도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테스트를 받았다. 벤투 감독 시스템에서 측면 미드필더는 황희찬처럼 저돌적인 돌파를 담당하기도 하지만 중앙으로 이동해 부분 전술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는 구실을 한다. 기술이 좋고 창조적인 이강인을 측면에 배치하면 권창훈이나 황인범 등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여러 자리에서 뛸 수 있다. 어느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지, 팀에 도움이 될지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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