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임즈
18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올스타전에 앞서 나눔 올스타 NC의 테임즈가 중계카메라를 작동해보고 있다. 2015 KBO 올스타전은 삼성, SK, 두산, 롯데, kt로 이뤄진 드림 올스타와 넥센, NC, LG, KIA, 한화로 이뤄진 나눔 올스타가 맞대결을 펼친다. 2015. 7. 18.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시범경기 TV 중계방송이 무산됐다. 12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시범경기는 총 40경기 모두 중계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된 시범경기 TV 중계가 올해에는 한 경기도 중계되지 않는다. 방송사들이 날로 악화되는 TV 광고시장 상황을 이유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시범경기 중계를 포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경기는 정상적으로 중계될 확률이 높지만 관건은 2019시즌 이후다. KBO리그 중계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칠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본부장은 11일 오후 “아쉽지만 현재로선 시범경기가 중계 없이 진행될 것 같다”고 밝혔다. MBC스포츠플러스 이상인 센터장 또한 “시범경기는 중계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수익성 문제로 인해 시범경기 중계가 힘들어졌다. 흑자 사업이었던 프로야구 중계가 3년 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적자의 원인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TV 광고시장 규모다. 이 센터장은 “최근 2년 사이에 우리와 KBSN스포츠, SBS스포츠까지 3사의 총합 연간 광고 규모가 200억원이나 줄었다. 채널 하나당 7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 올해는 100억원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범경기 중계를 못하는 것도 아쉽지만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 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활로도 찾아야 하는 시기다. 프로야구 중계 시청률은 2012년 정점을 찍은 후 날로 악화되고 있다. 10구단 체제 출범 이후 5경기 중계가 이뤄지면서 시청률은 큰 폭으로 줄었다. 수 년 전보다 광고수익이 줄고 시청률까지 떨어졌다. 모든 방송사가 이러한 숙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는 평일과 주말 모두 오후 1시에 시작한다. 시청자가 적은 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며 정규시즌 경기보다 주목도도 낮다. 제작비 대비 광고수익에서 ‘마이너스’라는 게 방송사의 주장이다.

방송사의 수지타산 외적인 부분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달 체결된 KBO리그 뉴미디어 사업자 입찰에서 통신·포털 컨소시엄(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네이버, 카카오)이 SPOTV를 포함한 스포츠 방송 4사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날로 성장하는 뉴미디어 사업을 통해 적자규모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 무산된 스포츠 방송 4사가 KBO에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KBO도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2019시즌까지 TV 중계권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상적으로 중계될 가능성이 높지만 시청률이 낮은 4, 5순위 경기 중계와 비디오 판독 협조 등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KBOP 류대환 대표는 “일단 2019시즌까지는 방송사들과 맺은 TV 중계권 계약이 유지된다. 중계권 계약 당시 방송사 간의 중복중계 금지 조항, 정규시즌 90% 이상 중계 조항을 넣었다. 문제는 나머지 10%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경기를 방송사가 포기해버릴 수도 있는 일”이라고 걱정했다. 정 운영본부장은 비디오 판독 협조에 대해 “이달까지 전구장에 판독센터용 카메라 2개씩을 추가할 계획이다. 그래도 판독률을 높이기 위해선 방송사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이전에도 그랬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어떻게든 협조를 받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약 8개월 후 거대한 폭풍이 몰아칠 게 분명하다. 2019시즌 이후 새 중계권 계약에 대해 KBO와 방송사 모두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류 대표는 “가장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규모도 그렇고 중요성도 이번 뉴미디어 계약과는 차원이 다르다. 뉴미디어 매체에서 방송사 중계화면과 코멘터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다음 TV 중계권 계약에선 이에 따른 보상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올시즌까지는 계약에 맞춰 간다. 하지만 KBO가 하루라도 빨리 현실 인식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처방도 빨리 할 수 있다. 초기 진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KBO와 방송사가 머리를 맞대 적자구조를 탈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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