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3번홀 신중하게 그린을 살피고 있다
박성현이 6일 필리핀 라구나에 위치한 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필리핀 여자프로골프(LPGT) 투어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퍼트를 하기전 그린을 읽고 있다. 사진제공 | 박준석 골프전문기자

[마닐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바람과 그린을 더 잘 읽었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이 생애 첫 필리핀 여자프로골프(LPGT) 투어에 나섰다. 6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더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박성현은 50~60명의 갤러리를 몰고다니며 현지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필리핀과 태국, 대만 등에서 온 골프 관계자들은 “세계 톱클래스 선수가 필리핀 투어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신기한데 그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많은 팬들이 찾아오신 게 더 놀랍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박성현의 인기가 상상 이상”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박성현 5번홀 갤러리 틈에서 티샷 날리고 있다
투어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필리핀에서 박성현을 보기 위해 갤러리가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사진제공 | 박준석 골프전문기자

첫 홀(파4) 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강풍 속에서도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 단독 선두로 1라운드를 마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에 빛나는 사소 유카(1언더파 71타), 필리핀의 신예 아르디나 도티(이븐파 72타)와 함께 라운드를 한 박성현은 “사소는 지난 3일 연습 라운드 때부터 샷이 워낙 좋아 유심히 봤다. 아르디나도 LPGA 투어에서 몇 번 본 것 같은데 침착하게 잘 치더라”고 말했다. KLPGA투어 입성을 준비하는 한국인 꿈나무들도 참가해 기량을 과시했다. 박진희가 이븐파 72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고 황예나도 2오버파 74타로 예열을 마치는 등 LPGT 투어 평정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차세대 LPGA퀸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은 박성현의 샷을 교과서처럼 학습했다. 코치와 함께 샷을 지켜봤고 경기 전 워밍업 때에는 앞다투어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쳤다.

남달라 팬클럽이 박성현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응원온 박성현 팬클럽 회원들이 이름까지 새긴 단체복을 맞춰입고 18홀을 모두 함께 걸어다니며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사진제공 | 박준석 골프전문기자

박성현은 이날 페어웨이와 그린을 딱 한 번씩 놓쳤다. 전반에는 페어웨이와 그린을 한 번도 놓치지 않는 감각적인 샷으로 갤러리들의 감탄사를 이끌어 냈다. 특히 전반 막판인 8번(파5)과 9번(파4)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량을 증명했다. 특히 8번 홀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이 300야드(약 274m) 이상 곧게 뻗어 해외 관계자들마저 탄성을 지를 정도였다. 후반 두 번째 홀인 11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넘어가 이날 처음 그린을 놓친 박성현은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러프에 빠지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그린과 페어웨이를 놓친 홀을 보기로 막았다. 그는 “바람을 제대로 못읽었다. 그린도 본 것과 달랐고 스피드도 적응이 잘 안됐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린북도 없고 단 한 번 훈련 라운드를 한 게 전부라 그린 주변에서 칩샷 실수가 있었다. 그래도 경기 막판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돼 2, 3라운드는 조금 더 편안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박성현 2번홀 드라이버 티샷 날리고 있다
드라이버 티 샷의 ‘남다른’ 비거리는 필리핀 투어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사진제공 | 박준석 골프전문기자

이번 대회는 LPGT와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가 공동주관하는 대회이지만 참가자들의 수준은 KLPGA 드림투어보다 살짝 낮은 정도다. 그나마 박성현이 참가한다는 소식이 알려진데다 그의 후원사인 블룸베리 리조트 앤드 호텔이 소유한 골프장이라 그린과 페어웨이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박성현은 “바람과 그린이 관건이겠지만 부담감을 내려놓고 더 자신있게 2, 3라운드에 임하겠다. 샷 감이 대략 80%정도 수준인데 100%가 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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