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 대전 감독이 20일 거제 삼성호텔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거제 | 정다워기자

[거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감독 해보니 정말 어려워요. 2년 차라고 해서 쉬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올해에도 분명 힘들 게 분명합니다.”

고종수 대전 감독은 2018년을 알차게 보냈다. 감독 데뷔 시즌에 많은 일을 경험했다. 시즌 초반엔 하위권을 전전하며 마음고생을 했고 후반기에는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 행진을 달리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광주를 잡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나름 내실 있는 시즌을 보냈다. 그래도 감독은 여전히 어렵다. 지난 20일 경남 거제의 대전 훈련지에서 만난 고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다. 코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익숙해질 수 없는 자리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마냥 힘든 것은 아니다. 고 감독은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그는 “수치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키우는 재미는 있다”면서 “지난 해에는 프리킥을 가르쳐준다고 너무 많이 찼다. 지금 허벅지 쪽에 부상을 입은 상태다. 그래도 선수들과 호흡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최근에는 과거처럼 특징있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여러 능력을 보유한 선수는 많지만 흔히 말하는 ‘스페셜리스트’가 희귀해졌다. 고 감독은 “결국 훈련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과거에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능력을 마스터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요새 선수들은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뭐든 적당히 하려는 모습이 보일 때가 많다. 자기만의 무기를 만드는 데 소홀한 것 같아 아쉽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고 감독은 2018년을 ‘기적’이라 표현했다. 스타 플레이어없이 리그 4위에 오르며 승격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후반기 황인범이 합류할 때엔 대전이 이미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시기였다. 고 감독은 “기적이었다. 지난 시즌 우리보다 나은 스쿼드를 보유한 팀이 많았다. 목표로 삼긴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선수들이 잘해줬다. 초반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마무리는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시티즌 고종수 감독. 2018.11.28 대전|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올해 고 감독의 미션은 황인범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대전은 별 다른 영입없이 이적시장을 마감했다. 허리에서 큰 구실을 하던 황인범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고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가 한 명 있으면 상대가 정말 부담스럽다. 언제,어떤 플레이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인범이가 떠난 자리는 분명 크게 느껴질 것”이라며 우려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잘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지난 시즌 뛰던 선수 30명이 남았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잔류했기 때문에 일관성있는 팀을 꾸릴 수 있다. 다른 팀들에 비해 변화의 폭이 적기 때문에 조직력 면에서는 장점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K리그2는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 전남 등 기업구단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대전은 저력이 있는 팀이고 수원FC와 부천 광주 서울이랜드 등도 만만치 않다. 고 감독은 “부산의 강세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부분이지만 나머지 팀들은 비슷할 것이라고 본다”며 “결국 많이 뛰고 열심히 뛰는 팀이 조금이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깨달은 공식이다. 선수들에게도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간절하게 뛰는 선수가 주전으로 나갈 수 있다. K리그2에서는 무조건 성실한 선수가 빛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지난 시즌과 동일한 성적을 올려야 한다. 고 감독은 “한 번 더 기적을 만들고 싶다”라며 “플레이오프에 한 번 더 가고 싶다. 순위가 더 떨어지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비슷하거나 더 발전해야 한다. 지난 시즌처럼 굴곡이 있겠지만 위기가 오면 최대한 빨리 탈출하고 좋은 분위기를 잡으면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힘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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