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김성환 대표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기분이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죠.”

두 번째 제작작인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1000만 제작자’ 타이틀을 단 어바웃필름의 김성환 대표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광고회사에서 영화업계로 이직한지 10여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또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 지난 시간들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지만, 가장 그의 마음을 기쁘게 한 것은 함께 작업을 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다는 데 있다. 먼저 배우 류승룡은 ‘극한직업’을 통해 또 한번 연기력과 함께 1000만 배우로 또 다시 주목을 받았고, 진선규는 꼬리표 처럼 붙어다닌 영화 ‘범죄도시’의 위성락 역이 아닌 친근한 형사로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

또 유일한 홍일점인 이하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영화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배우가 됐고, 공명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첫 천만 배우라는 닉네임과 함께 대중들에게 한층 더 친밀하게 얼굴을 알린 계기가 됐다. 김성환 대표 역시 가족들이 가장 기뻐한다는 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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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성환 대표는 “100% 원했던 캐스팅의 배우와 감독이었다. 다섯명이서 똘똘 뭉칠 수 있는 배우들을 원했고, 자연스럽게 배우들간 친밀도도 있어 수월했다”면서 “그렇다보니 현장에서도 즐거웠다. 때마침 촬영내내 날씨도 좋아서 촬영을 끝낸 뒤 자연스럽게 야외에서 맥주 한잔 하며 소통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있었던 행복했던 순간”이라며 흥행의 공을 배우와 감독에게 돌렸다.

‘극한직업’의 제작사인 어바웃필름은 2016년 영화 ‘올레’를 시작으로 ‘극한직업’이 두 번째 작품이다. 한마디로 “잭팟이 터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사이에는 노력의 시간이 있었다. 김성환 대표는 90년대 후반 광고회사에서 기획을 맡았다. 이후 2001년 투자사를 거쳐 2016년 어바웃필름을 설립했다. 광고계에서 영화계로 넘어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한다. 평소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했었던 그는 “광고제작팀의 콘티회의를 볼 때 마다 재미있어 보였다”고 했다. 짧게는 15초 길게는 30초가 되는 영상미에 푹 빠지면서 조금 더 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 그러다 많은 영화사를 알아보다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작품을 한 제작사들을 알아보게 됐다.

김성환 대표는 “몇몇 영화 제작사에 동시에 합격했는데 선택 기준이 ‘이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했었네?’가 시작 지점이었다”면서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고 싶었다. 또 그곳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도 그분들과 인연이 돼서 많은 고민들을 나눈다. 또 첫 시작을 영화 투자사에서 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자연스럽게 어바웃필름의 지향점이 ‘꾸준히 좋은 사람들과 영화를 만들자’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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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이 100만 관객이 넘는 순간 이병헌 감독부터 공명,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류승룡(왼쪽부터) 배우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제공

사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가장 많은 궁금증은 수익에 있다. 1000만 흥행이 시작되면서 과연 이 제작사가 ‘얼마의 수익을 벌었을까?’에 대한 말들도 많다.

20일 까지 영화는 누적매출 1272억을 기록했다. 순제작비가 65억원,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약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는 순제작비로 순수이익을 계산했을 때 4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여들인 것. 여기에는 누적매출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영화발전기금 3%, 배급수수료와 제작비를 제외한 비용이다. 여기에 투자사와 제작사의 나누는 비율은 6:4가 일반적다. 또 이 영화에는 투자배급사 CJ ENM외 IBK기업은행, 우정사업본부, 아주캐피탈 등 많은 기업들이 투자사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금액에 대한 질문에 멋쩍어하더니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작품이다.(웃음) 솔직히 어느정도의 수익이 났지만, 생각하는 것 처럼 엄청난 금액은 아니다.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웃고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보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병헌 감독을 떠올리지 않은 제작자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내면이 더 좋은 사람이다. 특히 코미디 장르를 워낙 잘 하는 감독이니까 믿고 함께 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성환 대표는 ‘1000만 제작자의 소감’에 대해 “주목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그게 너무 부담되고 힘들지만 그래도 좋다. 하지만, 기록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더니 “다음 목표는 해외에서도 성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극한직업’ 이후 어바웃필름의 차기작들이 있다. 이 작품들이 잘 돼서 또 다시 사랑받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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