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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 한 장면. 제공|샘컴퍼니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배우 황정민의 진심이 뜨겁게 진동하는 무대였다.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오는 24일까지 계속되는 연극 ‘오이디푸스’(제작 ㈜샘컴퍼니)는 전통 공연 장르인 연극의 맛에 흠뻑 빠져들게 해준다. 연출, 무대, 배우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빼어난 만듦새를 자랑하는 가운데 그 고갱이에 황정민이 자리한다.

황정민은 영화배우로서 천만영화를 두편이나 가지고 있는 명배우다. 그런 그가 지난해 연기를 처음 시작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10년 만에 출연했던 연극 ‘리처드 3세’에서 황정민은 무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내보였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선 연극 ‘오이디푸스’ 무대에서 황정민이라는 브랜드를 강렬하게 드러냈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고대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가 쓴 고전 중의 고전이다.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는 현대인들에게 고전연극이 주는 낯섦은 진입장벽이다. 그러나 황정민의 열정은 이같은 어려움을 정면돌파하고 전석매진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무대에서 황정민은 관객의 시선을 잠시도 놓아주지 않고 몰입시킨다. 황정민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저주 받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땅을 떠나왔지만 결국은 운명대로 이루어졌음을 알고 자신의 눈을 찌르는 불행한 오이디푸스를 열연하면서 관객들을 숨죽이게 만든다. 슬픔과 고뇌가 황정민의 눈과 어깨, 손, 발을 통해 무대 너머로 쏟아져나와 감정이입하게 만든다.

어머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 역의 배해선, 삼촌 크레온 역 최수형, 코린토스 사자 역 남명렬, 코러스 장 역 박은석, 예언자 테레시아스 역 정은혜 등 배우들과의 호흡도 나무랄데가 없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오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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