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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11일 끝난 토트넘-레스터 시티전에서 토트넘의 3-1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런던=스포츠서울 이동현통신원]체력 문제도, 압박 수비도 손흥민은 헤쳐나갔다. 그는 골로 말했다.

손흥민은 11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끝난 토트넘과 레스터 시티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70m 단독 드리블에 이은 깔끔한 마무리로 시즌 15호골(프리미어리그 11호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전반 33분 다빈슨 산체스의 선제골과 후반 18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추가골에 손흥민의 골까지 묶어 3-1 승리를 거뒀다.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 가담과 공간 침투로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레스터 수비진은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손흥민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2~3명의 수비수가 압박하며 대응했다. 이에 손흥민의 공격 기여도는 후반 들어 현저히 줄어들었다. 전반전만큼 공이 자주 오지도 않았다. 공을 잡은 상황에서 시도한 패스와 드리블도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영국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실시간 평점에서는 손흥민 평점이 토트넘이 리드를 잡고 있음에도 5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득점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손흥민은 레스터가 동점골을 넣기 위해 모두 토트넘 진영으로 올라간 후반 추가시간 하프라인 근처에서 역습을 준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레스터의 전술을 간파하고는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를 빼고 손흥민을 5-4-1 포메이션의 원톱에 놔뒀다. 그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알기 때문이다. 마침 토트넘이 역습 찬스를 맞았다. 손흥민의 위치를 확인한 무사 시소코는 공을 가로채자마자 전방에 공을 뿌렸다. 손흥민은 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 강슛으로 팀에 쐐기골을 안기며 부진했던 경기력까지 단숨에 만회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혹사 논란’ 속에도 손흥민의 이름을 계속 선발 명단에 올리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말 그대로 ‘한 방’이 있는 선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그로 인해 경기력에 문제가 있어도 그라운드에 두 발을 딛고 있을 경우엔 어떻게든 팀에 골을 선사하는 유형의 선수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12경기 10골의 감각을 갖고 있는 선수를 빼기는 어렵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레스터전 후반 중반까지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음에도 끝까지 그라운드에 두며 신뢰했다. 이 믿음을 골로 보답 받았다.

‘오늘은 안되는가 보다’라고 생각한 순간 손흥민의 시원한 골이 터졌다. 웸블리에 걸린 수많은 태극기도 동시에 출렁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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