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감독 수락 인터뷰하는 김경문 감독 [포토]
한국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김시진 기술위원장의 선임발표에 이어 출사표를 던진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운찬 KBO총재, 김시진 기술위원장도 회견장에 남아 김경문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도곡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사무총장 교체라는 좋지 않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임기 도중 사무총장이 교체된 적은 있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 교체 사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아 그 배경을 두고 여러 말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KBO에 국한되지 않는다. 야심차게 새 출발을 선언한 대표팀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지난해 선동열 전임 감독의 불명예 퇴진 이후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KBO 정운찬 총재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뒤늦은 사과를 하며 좌초된 대표팀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정 총재는 “국민 여러분의 성원을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대표팀을 구성하겠다.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고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 공정한 기술위원회와 강력한 국가대표 지원팀을 구성해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예선라운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재의 말대로 기술위원회가 부활했고 곧장 차기 대표팀 선임 작업에 몰두했다. 기술위원회 구성부터 감독 후보 정리 및 선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경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목표였던 ‘1월 내 감독 선임’ 약속을 지켰다. 2019년을 혁신의 해로 만들겠다던 정 총재의 말이 행동으로 실천되는 듯 했다.

장윤호
장윤호 전 KBO 사무총장.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하지만 설 연휴가 끝난 이후 사무총장 교체 이슈가 터지면서 다시 한 번 정 총재의 리더십이 도마위에 올랐다. KBO의 공식 입장은 장윤호 전 사무총장의 자진 사임이었지만 정 총재가 이사회를 통해 장 전 사무총장의 퇴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자신이 직접 뽑은 측근을 임기 1년만에 스스로 내친 이유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정 총재와 장 전 사무총장의 소통부재로 인한 불화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대표팀 논란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정 총재 비판 여론도 이번 일로 더욱 거세졌다.

이번 일이 KBO만의 악재는 아니다. 와해된 조각을 맞춰가고 있는 대표팀에도 결코 좋지 않다. 이미 정 총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임 감독제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선 감독을 비롯한 야구인에게 신뢰를 잃었다. 비교적 빠르게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그렇다고 정 총재에 대한 야구인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다. 한국 야구 수장에 대한 믿음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터진 이번 논란은 정 총재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표팀의 든든한 뒷배가 돼야 할 정 총재와 KBO가 인사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것은 신뢰를 쌓아가는 중인 대표팀에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다.

정 총재는 지난달 28일 김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을 직접 발표하며 “대표팀이 프리미어12, 도쿄 올림픽에서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을 재현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명예 회복을 위한 동력을 모으고 있는 대표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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