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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OTT)기업 넷플릭스의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통신사들이 잇따라 해외망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해외사업자의 망 사용료 역차별 논란이 재점화된 양상이다.

일각에선 넷플릭스 이전에 구글과 유튜브 사례를 들며 통신사들이 해외사업자 우대에 나서면서 국내 콘텐츠사업자들의 경쟁력은 더욱 저하되고,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통신 3사가 불러온 망 사용료 ‘역차별’ 논란

통신 3사(KT, SK 브로드밴드, LG U+)가 드라마 ‘킹덤’으로 인해 넷플릭스 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해외망 증설에 나서면서 망 사용료 역차별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넷플릭스 사용자 증가속도 추세라면 통신사는 큰 비용이 드는 해외망 증설보단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통해 넷플릭스 전용회선인 ‘캐시서버’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캐시서버 설치비용과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신사들이 예전 구글과 같은 사례를 남겨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구글에 비용을 받지 않고 캐시서버를 앞 다퉈 설치하면서 스스로 작금의 역차별 상황을 초래했다”며 “통신 3사가 충분히 구글에 비용부담을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고 끌려다니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시장의 경우 구글 플레이는 전 세계 3~4위 수준이다. 특히 유튜브 가입자는 한국에서만 2500만명이며, 지난해 상반기 광고 매출만 1100억원에 달하는데 정작 망 사용료는 내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매출만 따져도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를 넘어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 3사가 비용을 내지 않으면 캐시서버를 두지 않겠다고 힘을 모으면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구글 입장에선 캐시서버 설치와 트래픽 비용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단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구글과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의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불편에 대해 통신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사업자 간 계약관계임을 이용자에게 명확하게 알려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사업자인 네이버는 통신사에 연간 73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반면 구글 유튜브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 넷플릭스까지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또 다시 구글과 같은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부담에 말을 아끼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은 통신사가 콘텐츠사업자의 콘텐츠 개발비를 분담하지 않으면서 역으로 사업자에 망 비용 부담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부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넷플릭스 측은 “소비자들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개선하고 혁신하기 위해 기존 파트너는 물론이고 다양한 국내 사업자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 사용료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넷플릭스 역시 구글처럼 망 캐시서버 설치비용이나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복수의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페이스북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통신사는 이를 선례로 구글과 넷플릭스에도 망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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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3사, 유튜브·넷플릭스 트래픽 자료 공개해야

통신사들이 구글과 넷플릭스 등 해외사업자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기 위해선 트래픽용량 등 자료공개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신사가 해외사업자의 트래픽 자료를 공개하면 적절한 망 사용료 부담액도 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경우 1년에 통신사에 730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물론 동영상 등 콘텐츠의 차이는 있지만 사용시간 등을 고려할 때 유튜브는 이미 네이버를 넘어섰다.

앱 분석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유튜브 앱 이용 시간은 289억분으로 네이버 130억분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월간 순 이용자는 2500만명으로 전 국민의 절반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다. 동영상 전용 앱만 놓고 보면 유튜브의 독주는 더 두드러진다. 유튜브 점유율이 85.6%에 달했다. 국내 서비스인 ‘1인 방송의 원조’ 아프리카TV는 3.3%, 네이버의 네이버TV는 2%에 그쳤다.

유튜브의 동영상 부문 점유율은 네이버의 약 43배에 달한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네이버가 730억원의 망 사용료를 낸다고 하면 구글의 유튜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3조1390억원에 달한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 유튜브의 망 사용료 비용은 국내 전체 사업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통신사들은 해외사업자들의 트래픽 자료를 공개, 이를 근거로 적정한 수준의 망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과 넷플릭스 등에 망 사용료를 받게 되면 통신시설 재투자, 가계통신비 할인 등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해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 콘텐츠 사업자와 국내 콘텐츠 사업자 간 구조적 차이 고려해야 한다”며 “사업자 간 계약조건이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이라 이것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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