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축구대표팀의 김영권이 지난해 9월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몰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제3의 물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극전사들의 J리그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만 두 명의 태극전사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지난달 14일 FC도쿄는 광주FC의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2일 후에는 감바 오사카가 중국 광저우 헝다로부터 김영권을 영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나상호를 더한다면 K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와 J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의 수가 각각 6명씩으로 같아졌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J리그 진출 러시를 ‘제1의 물결’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미래로 불린 수많은 유망주가 일본행을 택했던 2010년 전후를 ‘제2의 물결’로 부른다면 최근의 동향은 ‘제3의 물결’로 부를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자본과 시스템이 있다. J리그는 지난 2016년 약 2조 원에 이르는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DAZN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며 활황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2019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완전히 해제했다. 이론적으론 수십 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해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 확실한 기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일본 무대 적응에 큰 장애물이 없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단연 제1의 타깃이 됐다. J리그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선수들의 일본 이적에 부정적이던 국내 여론도 어느 정도 돌아섰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위험 요소도 있다. 한국 선수들의 J리그 이적을 원활하게 한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해제가 오히려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J리그는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수를 여전히 5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5명이 넘는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모든 외국인 선수를 경기에 활용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J리그와 별도의 협약을 체결한 국가 출신 선수는 출전 제한 규정에 상관없이 자국 선수로 간주하지만 한국은 해당 사항이 없다.

다수의 구단이 5명이 넘는 외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김진현과 양동현이 소속된 세레소 오사카를 비롯해 사간 도스(안용우, 조동건, 김민호), 가시마 앤틀러스(권순태, 정승현) 등은 복수의 한국인 선수가 뛰고 있다. 해당 구단에 소속된 외인들은 출전 명단에 들기 위한 열띤 경쟁을 펼쳐야 한다. 5명 중 한 명으로 선택받지 못하면 벤치에도 앉을 수 없다. 겨울 이적 시장이 아직 마감되지 않은 만큼 다른 구단들도 추가 영입 가능성이 열려있다.

daerye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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