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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발렌시아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강인(18·발렌시아)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31일 유망주 이강인을 발렌시아 1군에 정식 등록했다. 이 전까지 이강인은 리저브 팀 소속이었다. 1군에서 훈련하며 스페인 라리가와 국왕컵(코파델레이) 경기에 출전하긴 했지만 정식 1군 소속은 아니었다. 이강인은 등번호 16번을 부여 받으며 성인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코파델레이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1월에는 라리가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발렌시아는 총 8경기에서 이강인의 플레이를 관찰한 끝에 1군에 포함시켰다. 정식 1군 등록의 의미는 크다. 라리가에선 1군 선수 등록을 25명으로 제한한다. 발렌시아처럼 라리가와 코파델레이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까지 소화하는 팀에겐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축구에서는 1군 선수를 리저브 팀에 보내지 않는다.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리저브 팀으로 가 경기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만 그 외에는 사실상 리저브 팀으로 내려갈 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발렌시아가 이미 8000만 유로(약 1027억원)의 바이아웃을 설정한 만큼 이강인은 1군에서의 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강인의 1군 진입은 개막 전에도 예상됐던 일이다. 라리가 규정에 따르면 한 팀당 1군에 등록할 수 있는 비유럽 선수는 3명이다. 발렌시아에 비유럽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출신의 수비수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뿐이다. 브라질 골키퍼 네투는 이탈리아 이중국적자다. 아르헨티나의 에제키엘 가라이, 콜롬비아의 헤이손 무리요는 스페인 시민권을 갖고 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1군 등록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비유럽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발렌시아가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이강인의 1군행이 일찌감치 점쳐진 배경이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유로파리그 25인 스쿼드에도 포함시켰다. 발렌시아는 이달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과 유로파리그 32강전을 치른다. 발렌시아가 라리가만큼이나 의미 있게 여기는 무대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발렌시아로 이적한 루벤 소리아노, 파쿤도 론카글리아와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의 성인 무대 도전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주로 4-4-2 포메이션의 왼쪽 윙어로 출전시킨다. 이 자리에서는 주로 러시아 출신의 데니스 체리셰프가 선발로 출전했다. 체리셰프는 경험이 풍부하고 팀 플레이에 능숙하다. 아직 이강인이 넘기엔 쉽지 않은 벽이다. 그러나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출전 기회를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은 기회가 왔을 때 인상적인 활약을 남겨야 한다. 조급할 이유는 없다. 이강인은 2001년생으로 이달 19일에 만18세가 된다. 팀의 신뢰가 큰 만큼 여유롭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면서 착실하게 성장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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