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갑자기 분위기(캐릭터들이)가 착해졌다. 'SKY캐슬'이 개과천선한 주역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지막 문을 닫았다.


1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에서는 한서진(염정아 분) 가족이 캐슬을 떠났고 김주영(김서형 분)이 감옥살이를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서진은 김주영의 면회를 다녀온 후 몹시 괴로워했다. 김주영은 한서진에게 "혜나(김보라 분)가 죽은 건 어머니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며 몰아세웠다. 앞서 김혜나는 "코디 없이 합격해서 강예서보다 뛰어나다는걸, 우리 엄마가 예서 엄마 보다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했던 바 있다.


또한 "혜나가 지하 방에 처박혀 얼마나 울었는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오죽 분노가 쌓였으면 제게 딜을 했겠습니까. 이기적인 모정이 혜나가 제게 오도록 만들었습니다. 혜나를 죽인 건 어머니와 저다"라며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황우주(찬희 분)은 자퇴를 선언한 후 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감옥살이와 혜나의 죽음이 황우주가 이같은 선택을 하게한 것. 그렇게 황우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한서진은 캐슬을 떠날 것을 결심했고 강준상(정준호 분)은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예서는 스스로 공부 계획표를 짜며 재기를 다졌다.


강준상은 한서진이 강예서 학업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며 "우리 예서 나처럼 빈 껍데기 같은 인생 안살게 하려고 이러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위로했다. 한서진은 "우리 내일 아이들 데리고 혜나에게 다녀올까? 내가 혜나에게 잘했더라면. 미안해요"라고 후회했다. 강준상은 "당신 그렇게 몰아간 건 나다. 내가 미안해"라며 손을 잡았다.


다음날 강준상 가족은 김혜나를 찾았다. 강예서는 김혜나 사진을 보며 "너 미워한 거 미안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윤여사(정애리 분)도 지켜보고 있었다. 윤여사 역시 김혜나를 찾은 것. 윤여사의 손에도 꽃이 들려있었다.


차민혁(김병철 분)은 술에 취해 노승혜(윤세아 분)에게 "조건을 수락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노승혜는 차민혁을 찾아 "아이들 교육 강요하지 않을거냐"고 물으며 피라미드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아이들이 당신이 없는 생활이 행복하다고 했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차민혁 역시 울음을 터뜨리며 노승혜가 제안한 것들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방송 말미, 최고의 입시 코디네이터에게 간택 당하기 위한 부모들의 은밀한 모임이 그려졌다. 진행자는 최고의 입시 코디네이터를 소개했고 이어 나온 장면은 머리를 바짝 묶어올린 김주영의 얼굴이었다. 여전히 비장하고 차가웠다.


19화까지 'SKY캐슬'은 입시 경쟁에서 최고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다 못해 잔인한 한국 사회의 단면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박수를 받았다. 캐슬 아이들에게 자주적인 삶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부모들에게 등 떠밀려 성적, 대학, 입시 경쟁 꼭대기에 오르는 것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었다.


나아가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직업도 앞세워 블랙 코미디로서 진가를 높였던 'SKY캐슬'이었지만 마지막 회 주요 인물들이 갑자기 회개해 아쉬움을 안겼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20회에서만 작가가 바뀐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상황.


'SKY캐슬'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시대의 현실감을 살렸다는 점이 가장 컸지만, 마무리는 뜬금없이 이상적이기만 한 해피엔딩으로 포장돼버렸다. 차라리 개과천선에 이르는 에피소드들이 더해졌다면 이 같은 반응이 덜했을까. 갑자기 반성으로 점철된, 어색한 전개로 퇴장한 'SKY캐슬'이 아쉽기만 하다.


마지막 장면은 김주영의 재기보다, 김주영 같은 입시 코디네이터들이 여전히 입시 지옥을 들끓게 만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 그 피도 눈물도 없는 무한궤도에서 제2, 제3의 김주영은 끝없이 나올 거라는 것이 'SKY캐슬'이 마지막으로 전한 그나마 현실적인 메시지였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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