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하루의 산행이 한 수레의 책보다 낫다”고 한다. 자연에서 배우는 울림이 크다는 뜻이다. 눈 덮인 하얀 산은 더 큰 감흥을 안겨 준다. 멋진 겨울 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비와 더불어 행동요령도 많지만 관건은 몸의 온도를 어떻게 지켜 주느냐다. 겨울 산행의 가장 큰 적인 추위를 막아주는 것은 체력이 아니고 옷이다. 춥다고 무조건 많이 껴입고 산행에 나섰다가는 온도조절 실패로 저체온증(hypothermia)의 위험에 빠질 수 있으니 효율적인 옷 겹쳐 입기인 레이어링시스템(Layering System)으로 안전한 겨울산행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강연으로 만나는 산’이라는 주제로 산을 풀어내는 명강의와 등산, 트레킹, 걷기 강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트레킹학교 윤치술 교장으로부터 겨울산행때 꼼꼼하게 챙겨야할 것들을 알아봤다.

◇무엇을 어떻게 입을까?

몸의 온도가 높아지면 힘이 들고 낮아지면 위험하다. 온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옷의 지퍼를 여닫고 입고 벗음으로서 적정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몸에 닿는 1차 속옷으로서 면(綿)은 땀에 젖으면 체온을 급격히 떨어트리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 잘 마르고 보온이 되는 기능성 소재를 입는다. 2차 겉옷 역시 보온성이 뛰어 난 모(wool) 소재나 이와 유사한 기능의 의류를, 3차 덧옷은 다운재킷과 더불어 후드가 일체형인 윈드재킷이 좋은데 보온력을 높이기 위해 엉덩이를 덮는 것이 좋다. 하의는 두꺼운 옷 보다는 얇은 내복 위에 사방으로 늘어나는 스트레치 직물 소재를 겹쳐 입는 것이 움직임이 편하며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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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

◇다운재킷 또는 윈드재킷?

질문 하나? 다운재킷과 윈드재킷을 겹쳐 입을 때 어느 것을 먼저 입어야 할까? 다운재킷은 부풀려져 온도를 가둬두는 기능이고, 윈드재킷은 외부의 바람을 막아 내부온도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므로 다운재킷을 먼저 입어야 한다. 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능선이나 땀이 나지 않는 내리막길에서 좋은 조합이며 휴식을 취할 때도 필요하다. 그러나 심한 오르막이나 힘을 많이 쓰는 지형에서 지나치게 부푸는 다운재킷은 온도를 상승시켜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몸동작이 둔해지므로 벗어줘야 한다.

◇작지만 중요한 소품

항상 머리가 따뜻해야 하는데 부적절한 모자는 나일론과 면으로 된 야구모자이며 땀 배출이 전혀 되지 않는 일명 ‘군밤 모자’다. 이는 몸의 온도를 낮추게 하고 너무 높여주는 극단적인 소재와 형태로서 겨울산행에서 치명적이다. 보온과 더불어 몸의 열을 적당히 빼 주는 울 소재의 귀를 덮는 비니(Beanie)와 더불어 장갑과 목을 감싸는 넥워머(Neck warmer)를 준비한다. 이외에도 추위가 이어지는 봄철까지는 가벼운 당일산행 일지라도 아이젠과 헤드랜턴,견과류 비상식량,핫팩 등이 필요하며 특히 여성은 손끝이 시린 것을 보완하기 위해 미니핫팩과 벙어리장갑도 함께 챙긴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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