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지난 2001년 SBS '박진영의 영재 육성 프로젝트 99%의 도전'에서 폭발적인 성량과 댄스 실력을 뽐내며 '천재'라는 극찬을 받았던 한 소녀가 있습니다. '제2의 보아'를 찾던 당시 프로그램에서 원더걸스 선예, 2AM 조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소녀의 이름은 메이다니(28).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메이다니의 데뷔 무대는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요원해 보였죠. 11세부터 시작된 연습생 생활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내가네트워크를 거쳐 자그마치 8년이라는 세월을 꽉 채웠습니다.


마침내 2009년 데뷔 앨범 '세븐틴(7TEEN)'을 발매, 타이틀곡 '몰라ing'로 이목을 끌었지만 이후 일본 활동 계약 문제로 어려움에 처하는 등 뜻밖에 위기에 직면했고, 이로 인해 공백이 생기면서 가수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메이다니는 주저앉지 않았고 2016년 1인 기획사를 차려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유튜브 채널로 팬들과 활발한 소통도 하고 있죠. 그동안 해오던 방송과 다른 성격의 유튜브가 어렵진 않을까요. 그는 "유튜브가 방송보다 편한 점이 많다"며 활짝 웃어 보였습니다. 데뷔 11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가수여서인지 인터뷰 곳곳에선 적당한 여유도 묻어났습니다.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는 메이다니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이 궁금해요.


1인 기획사로 활동 중이라 곡작업에 열중하고 있어요. 혼자 하다 보니 배우는게 많습니다. 예전엔 다른 분의 곡을 받아서 온전히 제 것같지 않은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뿌듯함을 느끼고 있어요. 곡의 발매, 유통까지 하고 있어서 '회사가 이렇게 운영되는 거구나'라고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또 유튜브 채널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Q. 독자들에게 유튜브 채널 소개 부탁해요.


'공연영상', '가수의 길', '메이다니 노래방', '내 노래 커버하기' 등 음악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했어요. 가장 반응이 좋은 건 '가수의 길'이에요. 아이돌을 꿈꾸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어봤어요. 오디션 팁이나 기획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등을 말씀드리는 영상이에요. 8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해와서 그동안 제가 느낀 걸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만들었어요. 가끔 브이로그도 올리고 먹방 영상도 곁들이고 있어요.


Q. 유튜브 채널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인스타그램에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유튜브도 그렇게 올려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한 번은 악동뮤지션의 '다이노소어' 커버 영상을 1절만 불러서 올린 적이 있는데 갑자기 구독자 수가 늘어나더라고요. 그때 구독자라는 개념이 이런 거구나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재미를 느껴서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웃음)


Q. 애정이 가장 많이 가는 영상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수 시아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시아의 '플레임즈(Flames)'라는 곡이 있어요. 이 곡 커버 영상을 올렸는데 팬분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웃음) 조회 수도 높게 나왔고 아무래도 좋은 댓글을 써주시니 애정이 생긴 것 같아요. '가수의 길'도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채널을 운영하다 보면 정체기가 올 때도 있는데 반응이 좋으면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Q. 처음에 채널을 개설했을 때 가진 목표가 궁금해요.


무엇보다 제 이야기를 포장 없이 들려드리고 싶었고, 음악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채널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가수들도 여러 고민들을 하면서 여느 사람들처럼 비슷하게 지내고 고충이 있다는 점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Q. '가수의 꿈'에서 특정 기획사를 언급하며 그 곳에서의 비하인드스토리를 풀던데요. 가감없이 밝히더군요.


가수 지망생들에게 참고 영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됐어요. 솔직하게 말하다 보니 왜 세게 이야기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 조금이라도 현실을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거든요. 판타지적인 부분만 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요.


제 연습생 시절이 너무 지난 일이기도 하고, 제가 어떤 소속사들을 거쳐왔는지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기도 하고요. 나쁘게 이야기할 의도는 전혀 없고 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말씀드리고 있어요.


Q. 유튜브는 그동안 해오던 방송과 결이 달라요. 새로운 플랫폼인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개인적으로 방송보다 유튜브가 적성에 맞아요. 방송은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대본을 받으면 그대로 가야만 하는 고정관념이 박힌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유연하게 움직이기도 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근데 유튜브는 저만의 방식으로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편하게 느껴졌어요. 아무도 제게 터치를 안 하니까요. 얼굴이 좀 맘에 안 들게 나왔다면 제가 얼마든지 편집해도 되고요.(웃음) 혼자 콘텐츠 만들랴, 영상 편집하랴 손이 많이 바빠지긴 했죠.


Q. 반대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요?


'가수의 길'이 반응이 좋은 걸 보고 "많은 분들이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할까요. 구독자분들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유튜브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지난 영상도 찾아주시고 댓글로 반응해주시니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싶더라고요.


Q. 보통 '커버곡'이라고 하면 남의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 본인의 곡을 부르더라고요.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원곡과 최대한 다르게 부르려고 노력해요. 감정을 달리 표현한다던지 애드립을 추가하면서요. 지금까지는 MR로 불렀는데 앞으론 편곡해서 부를 예정이에요. 예를 들면 댄스곡인데 기타 반주로만 부르는 완전히 다른 버전으로요. 보시는 분들이 따분하다고 느낄 수 있으니 다양한 방법을 생각 중이에요.


Q. 연습생 기간만 8년을 지냈어요.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경험을 했는데 자양분이 됐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요?


일본 활동이 생각나네요. 사기를 당한 적이 있거든요. 화장실도 없는 집에서 지낸 적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어려움도 버텨왔으니 앞으론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을 하면서 인생을 배웠다고 할까요.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어떤 누구든 사람을 쉽게 평가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 사람들이 저를 욕하더라도 제 자신과 음악과의 싸움에서 이겨야겠다는 다짐도 얻었고요.



Q.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곡들이 많아요. 제작자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사실 제 꿈 중 하나예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 친구들과 작업해보고 싶어요. 인디 레이블을 만들고 싶기도 하고요. 여유가 생기면 언젠가 꼭 하고 싶어요.


Q.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제가 기뻤던 댓글 중 하나가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게 한다"는 내용이에요. 누군가에게 제 노래가 인생의 한 부분을 기억하게 한다는 게 참 좋더라고요. 저도 어렸을 때 god 선배님들 팬이라 god 노래를 많이 들었거든요. 지금도 옛 추억을 떠올리는 곡이 있어요. "이 곡을 들었을 땐 어머니가 집에서 뭘 하고 계셨는데" 이런 상황들이요. 소소한 부분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이거든요. 제 음악으로 많은 분들과 추억을 나누며 무언가 공감할 수 있는 가수이고 싶어요.


Q. 메이다니에게 음악이란?


늘 함께하는 존재예요.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저를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존재라고 할까요.(웃음) 싫을 땐 정말 싫지만 그래도 음악은 제 삶 그 자체더라고요.


Q. 새 앨범 계획과 유튜브 채널 목표를 알려주세요.


새 앨범은 봄 정도 계획하고 있어요. 예년보다 좀 더 많은 곡을 발표할 생각이에요. 마음 단단히 먹고 있고 체력 충전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사실 구독자도 중요하지만, 저를 찾아오신 팬분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에 중점을 두고 싶어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팬미팅도 열고 싶고요. 꾸준히 소통하는 게 목표예요.


Q. 구독자 분들에게 메시지 부탁드려요.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한결같이 열심히 음악하고 여러분들과 다양한 이야기 나누면서 다양한 삶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요. 제 채널이 편안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상 퀄리티가 부족할 수 있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늘 고맙습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이게은기자 eun5468@sportsseoul.com, 메이다니 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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