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스포츠서울 조효정·윤소윤 인턴기자]스타들을 향한 팬심은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와 영하의 추위에도 식을 줄을 몰랐다.


2018년 한 해를 빛낸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요계를 총결산하는 '제 2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주최 스포츠서울, 주관 서울가요대상 조직위. 이하 '서가대')의 화려한 막이 오르기 정확히 10시간전인 오전 9시 행사장인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공연시간까지는 아직 한참이 남은 시간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수많은 팬들로 이미 현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내가수'를 보기 위한 그들의 열정과 팬심은 역대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미세먼지도 이겨낼 만큼 대단했다. 팬들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수면 잠옷과 양말 등을 챙겨 신으며 추위에 맞서고 있었다. 공연장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따끈한 어묵 국물로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도 했다. 추위도, 미세먼지도 이겨낸 역대급 팬심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5일전에 왔어요" 밤샘도 무색하게 만드는 열정의 팬심


자신의 스타를 보다 가까이에서 보기 위한 그들의 팬심은 '5일 밤샘'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노숙을 했다는 중학생 팬들은 수면 바지와 수면 양말, 담요로 꽁꽁 무장을 한 채 길고 긴 대기줄의 맨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씻는건 사우나에서 씻었고, 밥은 배달 어플 사용해서 시켜 먹었어요"라며 이 정도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혹시나 자리를 빼앗길까 봐 서로 친분이 있는 팬들끼리 순서를 바꿔가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험공부 할 때도 5일 밤을 새우진 않았다"고 너스레를 떤 학생 팬도 있었다. 무언가 한가득 들어있는 그들의 가방에는 텐트부터 시작해서 치약과 칫솔, 세면도구 등 밤샘을 위한 온갖 생필품들이 잔뜩 자리하고 있었다.


출신 지역도 다양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시흥, 강원도 원주, 전주, 대구 등 지방 곳곳에서 스타들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함께 했다. 캐리어를 끌고, 스타의 얼굴이 새겨진 담요를 두른채 추위에 떨면서도 미소는 잃지 않았다.



▲"30시간 비행도 괜찮아요" 정열의 나라 브라질에서 온 뜨거운 팬심


방학을 맞이해 대기하는 수많은 학생팬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외국인 팬들이 있었다. "브라질에서 왔어요" 라며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전하는 그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30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다. 앞으로 2주 정도 더 머물다 갈 예정이다. 방탄소년단을 보려고 한국까지 왔다"며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에 대한 뜨거운 팬심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어는 잘 모르지만 2년전 부터 케이팝과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어마무시했다"며, 지난 브라질 콘서트 티켓은 두 시간만에 전석 매진 돼 참석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러 '서가대'에 왔다"고 전했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 브라질에서 자국의 국기까지 챙겨온 그들의 따뜻한 팬심은 국내팬들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자식을 위해서요, 또 자식 같아서요" 어머니 팬들의 따뜻한 팬심


'서가대'를 찾은 대부분의 팬들은 방학을 맞아 내 가수를 보기 위해 찾아온 학생 팬들이었다. 귀여운 수면바지, 수면 양말, 인형 달린 백팩을 매고 추위를 이겨내는 학생들 사이에서 아무런 위화감 없이 어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설렘 가득하게 기다리던 어머니 팬들도 눈에 띄었다. 방탄소년단의 팬이라던 한 팬은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담요를 두르고 몇 시간 전부터 서서 기다리는 중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또 한 명의 어머니 팬은 "딸이 NCT127의 팬이다. 학원에 간 딸을 위해 대신 줄을 서 주고 있다"며 따뜻한 모성애를 전하기도 했다.


▲'굿즈 이모저모' 추위를 잊게 하는 내 가수 굿즈


가요계를 빛낸 수많은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이니만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도 다양했다. 더불어 팬들만이 가지고 있는 응원봉, 담요, 슬로건, 플랜카드 등등 가수들만의 굿즈도 가지각색. 대기줄의 맨 앞자리에서 기다리던 방탄소년단의 열혈 팬들은 각자 챙겨온 멤버들의 슬로건을 흔들며 장시간의 대기 시간을 이겨내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온 한 팬은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방탄소년단 진의 메시지 카드를 꺼내 보이며 자랑스러워했다.



또 강원도 원주에서 온 한 엑소 팬은 "엑소가 오늘 오지 않는 건 알지만 2%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왔다"며 웃음 짓기도 했다. 그는 엑소 백현과, 디오의 얼굴이 가득 담긴 플랜카드, 응원봉을 자랑하며 많은 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룹 세븐틴의 한 팬은 본인이 직접 만든 플래카드를 이리저리 펼쳐 보이며 플래카드의 의미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색과 멤버가 좋아하는 색을 합쳐 직접 준비했다고. 또 브라질에서 온 몬스타엑스의 팬은 몬스타엑스의 슬로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자랑했다.



추위로 인해 빨갛게 얼어붙은 양손도, 입김도, 좋지 않은 공기로 인해 충혈된 눈들도, 스타들을 향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쩌면 서가대의 진정한 주인공일 팬들의 응원이 본 공연 때는 얼마나 더 빛을 발할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제2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은 15일 오후 6시 50분부터 KBS드라마와 KBS조이, KBS W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빵야TV를 통해 전세계에 온라인 모바일 생중계될 예정이며, 본 행사전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오후 5~6시)역시 빵야TV에서 온라인 모바일 생중계 된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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