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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목표로 했던 승점 3점은 손에 넣었다. 하지만 얻은 것만은 잃은 것도 많은 경기였다. ‘벤투호’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필리핀과의 맞대결에서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이겼지만 출혈도 적지 않았다. 먼저 대회 첫 경기에서 3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은 것은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하는 대표팀에게는 큰 부담이다. 5백 전술로 90분 내내 밀집수비를 보여준 필리핀이 2장의 경고를 받는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경고 3장은 더욱 커보인다. 경고를 받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파울을 활용했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고를 받는 장면마다 아쉬움이 컸다. 전반 24분 이용(전북)과 후반 6분 정우영(알 사드)의 경고는 상대의 역습 찬스를 끊기 위한 파울에서 나왔다. 정우영의 경우 동료 3명이 공격수 파티노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파울을 범했다. 후반 31분 경고를 받은 김진수(전북)의 경우 위험지역이 아니었지만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팔꿈치를 사용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고는 벤투호에게 잠재적인 불안 요소다. 경고를 2장 받게 되면 다음 경기 출전이 불발된다. 조별리그에서 8강전까지 받은 경고는 준결승전을 앞두고 소멸된다. 필리핀전에서 경고를 받은 3명의 태극전사들은 8강전까지 향후 4경기 동안 경고를 받지 않아야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뛸 수 밖에 없다. 또한 경고를 받은 선수들이 수비 포지션에 몰려 있다는 점도 대표팀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벤투 감독은 필리핀전 직후 “경고도 경기의 일부다. 심판 판정이 애매하긴 했다. 이용의 경고는 첫 파울에 나왔다. 경고 받은 선수들에 대한 걱정보다는 다음 경기 준비가 중요하다”면서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한가지의 악재는 부상 우려다. 필리핀전에서 선발 출전했던 기성용(뉴캐슬)은 후반 10분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 안에서 쓰러졌다. 의료진이 그라운드에 투입됐고, 선수 본인이 오른쪽 허벅지 근육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교체를 요구했다. 결국 기성용은 치료를 위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간 뒤 곧바로 교체 아웃됐고, 경기 직후에는 현지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기성용은 대표팀 내 최다 A매치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벤투호에서 사실상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공백은 상상할 수도 없다. 미세한 근육 부상이라면 다행이지만 장기간 결장이 생길 정도의 큰 부상이 확인된다면 벤투호 전력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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