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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국내 최정상급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이 데뷔 10년만에 자발적으로 해체했다. 리더 장기하는 곧 외국에 나가 향후 자신의 진로를 고민할 예정이다. 돌아오는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장얼은 지난 12월 28∼31일 나흘간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장기하와얼굴들 마지막 공연-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를 개최한 뒤 활동을 종료했다.

‘해체’는 지난해 11월 정규 5집 ‘모노’를 발표할 무렵부터 예고됐었다. 새 앨범 발매 간담회에서 장기하는 “음악적 기준에서 최고에 올랐을 때 해산하는 게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었다.

장기하와 얼굴들 팀과 멤버들 모두 현 소속사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와 한번도 계약서를 쓴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기하가 “가족 외에 가장 믿고 신뢰하는 사람”으로 꼽는 두루두루 강명진 대표와 ‘의리’로 10년 활동을 이어왔다. 다른 멤버들도 두루두루와 정식 계약을 맺은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해체’를 의기투합 한 후 향후 행보는 자유로운 상태다.

음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기하는 오는 5일께 해외 여행을 떠난다.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은 끊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장얼 멤버 모두 2달 동안 5집 활동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1월 1일부터 고민하자는 게 멤버 모두의 생각이었다. 장기하도 외국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기하는 마지막 콘서트장에서 “장얼이 해체 하지만 멤버들이 은퇴하는 건 아니다. 모두 음악계에 몸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다른 멤버들은 대부분 장얼 외에 다른 팀 혹은 다른 활동을 겸해 왔다. 다른 활동을 겸하면서 향후 진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장얼 멤버 중 장기하 외에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멤버인 하세가와 요헤이(기타)는 최근 서울 시내 유명 클럽이나 바, 펍 등에서 시티팝 등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DJ로 큰 명성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무한도전 등 예능에서 ‘양형이 형’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끈 만큼 고민의 범위가 넓을 것으로 보인다.

기타리스트 이민기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 박사과정을 마친 상태이고, 현재 ‘아마도 이자람 밴드’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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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디스트 이종민은 자신의 이름을 딴 ‘이종민 더 배드보이’와 ‘노선택과 소울소스’라는 팀에 동시에 속해 있다. 베이시스트 정중엽 역시 ‘이종민 더 배드보이’ 팀 소속이다. 드러머 전일준은 음악적 행보를 모색하기에 앞서 개인정비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2008년 발표한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로 가요계에 혜성 같이 등장했다.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과 생활밀착형 가사로 리스너들의 지지를 받았고, 탄탄한 음악성과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로 단숨에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고루 얻으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이후 장기하와 얼굴들은 10년이란 긴 시간 동안 활동하며 특유의 유쾌한 음악들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수많은 히트곡들을 꾸준히 탄생시키며 국내 밴드음악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반’ 등의 상을 수 차례 수상했으며, 각종 대중음악 시상식에서도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사로잡은 국민 밴드로 자리매김하며 가요계를 빛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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