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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가 1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손흥민 타령을 할 상황이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9년 UAE 아시안컵 앞두고 치른 단 한 번의 평가전을 큰 소득 없이 마쳤다. 오히려 과제만 받아든 꼴이 됐다. 한국은 1일 UAE 아부다비 바니야스 경기장에서 열린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후반 36분 기성용의 페널티킥까지 골대를 외면했다. 한국은 지난 해 9월 벤투 감독 부임 뒤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평가전이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벌인 유일한 A매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는 물론이고,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특히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유효슛을 하나도 쏘지 못했다. 총 슛도 5개에 불과했다. 한국이 59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는 아시안컵은 이제 오는 5일부터 UAE에서 개막된다. 한국은 7일 필리핀전부터 결전에 돌입하는데 시간이 없다. 그래도 보완할 점은 보완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UAE로 가기 전 손흥민 공백을 아쉬워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펄펄 날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때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합의에 따라 아시안컵 1차전부터 뛰지 못한다. 오는 14일 토트넘-맨유전 직후 UAE로 오기 때문에 정상 가동은 22일로 예상되는 16강전부터 가능하다. 16일 중국전 땐 100% 컨디션이 아니다. 벤투 감독은 이 때문에 1~2차전을 비롯해 손흥민이 빠지는 경기들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통해 벤투 감독이 ‘손흥민 타령’을 할 것이 아니란 게 드러났다. 다른 태극전사 22명의 컨디션이나 경기력도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수비수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전술)을 위해선 골키퍼부터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11명의 몸 상태가 비슷하게 최고조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 패스나 연결이 차단되지 않고 매끄럽게 완성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그런 모습이 거의 없었다. 선수들이 전방 압박은 강하게 했으나 보여주기를 위한 압박에 불과했다. 패스는 지난 9~11월 평가전보다 정확도가 떨어졌고, 전방 스트라이커들의 킬러 본능도 낙제 수준이었다.

이미 손흥민의 차출 시기는 결판 났다. 15일이나 되어야 벤투호에 합류한다. 그렇다면 조별리그 3경기를 위한 다른 선수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전이 남긴 과제가 여럿 된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현영민 해설위원도 “선수들 몸이 전체적으로 무겁다”고 했다. 뭔가 제대로 뛰는 선수들도 없었고, 기성용의 페널티킥 실축까지 겹치면서 어수선한 가운데 유일한 평가전이 끝났다. 필리핀전 및 키르기스스탄전 쾌승으로 컨디션을 올린 뒤 중국까지 누르고 손흥민과 정상까지 질주해야 한다. 지금 이 상태로 우승은 어렵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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