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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총재의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끄럽다. 정확하게는 기술위원회 부활을 두고 KBO 정운찬 총재와 장윤호 사무총장의 행보에 성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성추문 등 내부 악재가 끊이지 않는데 수장에 대한 야구인들의 신뢰도 바닥을 치고 있어 말그대로 진퇴양난이다. 급기야 야구 원로들까지 총재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 야구인은 “야구계에 분란과 분열이 이어지는 것은 수뇌부부터 책임있는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부활하는 기술위원회는 단순한 선수 선발 위원회 성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정 총재는 지난 19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룡 회장을 포함한 야구 원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기술위원장으로 어떤 인물을 선임해야 할지를 물었다. 김 회장 등 원로들은 “프로야구도 출범 40년을 향해 가고 있으니 프로에서 경험을 쌓은 50~60대 젊은 야구인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원로는 “총재가 학자 출신이라 그런지 대가 약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신의 생각은 드러내지 않고 원로들의 의견만 물었는데 이 마저도 제대로 전달됐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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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야구인은 “총재와 사무총장이 기술위원회 재구성 문제를 두고 상당히 폭넓게 의견청취를 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위원회는 ‘국가대표 선발위원회’ 수준의 활동 밖에 하지 않는데다 국제대회 때마다 청탁·전횡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 해산된 조직이다. 기술위원 출신인 한 야구인은 “문제가 있어 없앤 기구를 다시 만들 때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기술위원회를 어떻게 운영할지, 권한과 기능은 무엇인지 등을 총재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는 단 한마디 설명도 없다”고 혀를 찼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임감독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라면 기구를 시스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다못해 전력분석팀이라도 제대로 꾸려 일본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만날 팀에 관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등의 작업도 기술위원회에서 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사심없이 기술위원회를 이끌 인물을 위원장에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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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총재와 사무총장이 ‘의견청취’를 명분삼아 광범위하게 기술위원장 후보를 묻고 다니고 있다. 야구인들은 “때로는 얘기를 많이 듣는 것이 악영향을 끼칠 때도 있다. 뒷말이 나올 수 있다. 인선에 100% 동의라는 것은 없다. 오히려 진심으로 후보를 추천한 인사들의 반감이 커질 수 있다. 총재가 책임감을 갖고 인선하고 문제가 생긴다면 총재가 책임지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미래발전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무마하려는 정 총재의 행동은 자칫 책임질 일은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은 또다른 말을 낳고 이는 분열과 분란을 조장한다. 기술위원장으로 누구를 선임할 것이냐가 아닌 기술위원회가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에 관한 개념 정립이 우선이다. 기술위원회의 청사진을 먼저 제시한 뒤 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인물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이 순서다. 국가대표 선발과 지원에 관한 업무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이관 받았으면 국제대회 성적에 대한 책임도 KBO가 진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수장은 책임을 지는 자리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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